[현장] 김문수·장동혁엔 '야유' 안철수·조경태는 '보이콧' 왜 [충청·호남 합동연설회]

데일리안 대전 = 김민석 오수진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08.14 00:10  수정 2025.08.14 00:22

13일 국민의힘 충청·호남 합동연설회

김문수·장동혁-안철수·조경태 나눠 야유

장내 텅 빈 의자 가득…"너나 잘해" 고성

지지자 간 '비표 논쟁'에 몸싸움도 이어져

지난 13일 대전광역시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안철수 후보의 정견 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장동혁 후보 지지자 측 인원이 장내를 빠져나가고 있다. ⓒ데일리안 김수현 기자

"나가자, 나가자!"


8·22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선 안철수 후보의 정견 발표가 진행 중인데도 절반에 가까운 참석 인원이 장내를 빠져나가고 있었다. 차기 당권을 노리는 후보들의 발언이 양극단을 달리면서 지지자들의 경쟁 후보를 향한 적개심 또한 정점에 달한 모양새였다.


지난 13일 대전 배재대 스포렉스홀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세 번째 순서로 나선 안철수 후보는 "총부리를 외부로 돌리자고? 이재명 대통령을 가장 많이 비판한 사람이 나"라며 "극단세력이라는 시한폭탄을 그대로 두면 아무리 이재명 정권을 비판해도 우리의 지지율은 늘어나지 않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안 후보는 "오늘 이 자리에 선 최고위원 후보, 당대표 후보 모두가 말한다. '이재명 민주당을 막겠다' '내부총질은 안 된다, 똘똘 뭉치자' '이재명을 재판에 세우고, 탄핵까지 하겠다' 똘똘 뭉치면 정말 할 수 있느냐"라고 꼬집었다.


그는 "극단세력과 함께 계엄을 옹호하면 합리적인 보수 당원들이 다 떨어져 나간다"며 "똘똘 뭉쳐도 30%도 될 수 없단 말이다. 이렇게는 내년 지방선거는 참패"라고 전망했다.


안 후보의 연설이 시작되자 김문수·장동혁 후보 측 지지자들은 대다수 자리에서 일어나 출구로 향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연설 중인 안 후보에게 거센 삿대질을 가하거나 "윤 어게인"이라고 외쳤다. 마지막 순서인 조경태 후보 순서가 되자 김문수·장동혁 후보 측 지지자가 빠져나간 장내는 텅 빈 의자로 가득했다.


조경태 후보는 "내년 지방선거 어떻게 되겠느냐고 물어보니까 대전·충남·충북이 다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위기에 빠지게 된 이유가 바로 지난 12·3 비상계엄을, 불법 비상계엄을 한 윤석열 전 대통령 때문"이라며 "대통령이 제 맘대로 비상계엄 해도 되느냐, 그럼 이재명 정권이 비상계엄 해도 되느냐. 대한민국 국민을 총부리 겨누는 것은 용서받을 수 없다"고 규탄했다.


출구로 향하던 지지자들은 "조 간첩" "너나 잘해" "민주당 가라" "배신자" 등의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조 후보는 이에 "배신자는 바로 국민의힘을 거의 궤멸 수준으로 만들고 집권여당의 직위를 야당으로 전락시킨 윤석열 부부가 배신자"라며 "여러분, 내가 틀린 말 했느냐. 헌법 지키잔 말 틀린 말이냐. 법을 지키잔 말이 틀린 말이냐"고 비판했다.



지난 13일 오후 대전광역시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조경태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연설하는 장동혁 후보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이같은 분위기는 앞선 장동혁 후보의 연설 때부터 예열됐다. 연단에 오른 장동혁 후보는 "대통령을 지키자고 했던 장동혁을 향해 배신자라 부르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 윤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패대기 쳐치고 인권을 유린당하는 것을 보고도 동조 세력으로 몰릴까 봐 한마디 하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라고 작심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금 특검은 국민의힘의 심장을 향해서 칼을 겨누고 있다"며 "우리 당에 몸 담고 있는 의원들이 압수수색을 당하고 특검이 무도하게 짓밟고 있는데 우리 당에 내란 동조 세력이 있다며 국민의힘과 우리 동지들을 팔아넘기는 것, 그것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조경태·안철수 후보 측 지지자들은 고성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장 후보를 향해 삿대질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우우"라며 강한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김문수 후보는 "오늘은 특검에서 우리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압수수색했다. 전당대회에 폭탄을 던지는 테러 만행 아니냐"라며 "대표가 되면 이재명 정권의 3대 특검(특별검사) 인권탄압 조사단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이재명 대통령 집권 두 달 만에 민주주의가 파탄 났다. 범죄자 이재명의 5개 재판 모두 중단됐다. 법치주의가 무너졌다"며 "내가 대표가 되면 '이재명 재판 계속 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이재명 정권은 경제도 파탄냈다. 세금 폭탄을 퍼부었다. '노봉법(노란봉투법)'으로 기업의 목을 조였다"며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난 기업은 아예 문을 닫도록 한다. 기업을 죽이고 일자리를 없애서 청년들의 꿈을 박탈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설 당시 비교적 장내는 조용했지만, 외부에서는 후보 지지자들 간 강한 몸싸움이 벌어지는 촌극이 있거나, 김문수 후보 지지자들과 조경태 후보 지지자들 간 '출입 비표'를 소지하지 않은 사람이 입장했다는 신경전과 항의가 이어졌다 .


지난 13일 오후 대전광역시 서구 배재대학교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청·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각 당대표 후보 지지자들이 몸싸움을 하고 있다. ⓒ 뉴시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현장'을 네이버에서 지금 바로 구독해보세요!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