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금융권 중금리대출 '뚝'…서민금융 접점 줄어든다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8.20 07:29  수정 2025.08.20 07:29

신협, 2분기 중금리대출 588억원 취급…전년 동기 比 110억원 ↓

새마을금고, 588억7200만원 취급…전년 동기 比 110억원 감소

"최근 신용대출 줄어든 영향…건전성 관리 우선순위 판단한 듯"

"규제 맞물려 감소세 지속될 듯…햇살론 통해 서민금융 이어갈 것"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이 민간중금리대출 취급을 줄이고 있다.ⓒ데일리안AI 삽화 이미지

신협·새마을금고 등 상호금융권의 민간중금리대출 공급이 빠르게 줄고 있다. 중금리대출은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의 주요 대출 창구로 여겨지는 만큼, 서민 금융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신협의 민간중금리대출 취급액은 620억11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700억6000원)과 비교해 11.5%(80억5000만원) 줄어든 수치다. 취급 건수 역시 3646건에서 3218건으로 감소했다.


새마을금고의 감소폭은 더 컸다. 2분기 기준 새마을금고의 민간중금리대출 취급액은 588억7200만원으로 전년 동기(699억원)보다 110억원 줄었다. 취급 건수도 같은 기간 3411건에서 2860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민간중금리대출은 금융위원회가 정한 금리를 넘지 않으면서 신용평점 하위 50% 개인 차주에게 실행된 신용대출을 의미한다. 중·저신용자의 대표적 금융창구로 꼽히지만, 건전성 악화 우려에 따른 보수적 영업 기조가 공급 위축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같은 기간 저축은행은 민간중금리대출을 크게 늘렸다. 올해 2분기 저축은행의 민간중금리대출 취급액은 2조515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조3307억원)보다 7.9% 증가했다. 취급 건수 역시 15만8286건에서 18만8548건으로 늘었다.


저축은행은 지난 2년간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건전성 관리에 집중해 민간중금리대출을 줄였지만, 최근 건전성이 회복되면서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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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은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으로 은행이나 저축은행을 이용하기 어려운 서민층에게 신용대출 기회를 제공해왔다. 그러나 연체율 관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 등으로 건전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중저신용자 대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상호금융권의 민간중금리대출 축소는 서민 금융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간 중금리대출은 시중은행보다는 높은 금리가 적용되지만, 급전이 필요한 중저신용자들에게는 사실상 유일한 대출 창구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업계는 연체율 관리와 건전성 확보를 위해 민간중금리대출을 축소했다고 설명한다. 다만, 정책자금 상품인 햇살론 등을 확대하며 서민금융 공급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최근 2~3년간 가계·신용대출이 전반적으로 줄어들면서 신용대출 성격의 민간중금리대출 역시 자연스럽게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각 금고들이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신용위험이 큰 차주 대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서민금융의 역할을 외면한다는 비판도 있지만, 당장은 건전성 확보를 더 시급한 과제로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6·27 규제' 이후 가계·신용대출 관리 강화 흐름이 기존 추세와 맞물리면서 당분간은 감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민금융 기능이 전반적으로 약화된 것은 아니"라며 "민간중금리대출 외에도 햇살론, 지자체 협약대출 등 대출상품은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이며 서민금융 역할을 유지하고 있다. 중금리대출 축소로 생긴 공백은 정책자금대출 등을 통해 보완하고 자금 공급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협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민간중금리대출 금리 상한을 시장상황에 따라서 변경해 고시하고 있다"며 "과거 10.5%에서 현재 9%에서 줄어든 상태다. 금리 상단이 줄어들면서 중금리대출 취급도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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