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안철수, 기묘한 '슬램덩크 짤방' 소통…"패스 기다리겠다" 했다가 삭제, 의중은?

안철수 "패스 기다리겠다"며 짤방 올리자

金, 강백호~서태웅 하이파이브 짤방 화답

金 "安, 역할 달라는 해석 의식해 삭제한듯"

安 "당초 글, 누구 지지한단 의미는 아냐"

안철수 의원은 만화 '슬램덩크'의 한 장면과 함께 "패스를 기다리겠다"며 소회를 전했다. 김문수 후보는 23일 오전 동일한 '슬램덩크' 사진을 포함한 글을 올렸다. 현재 안 의원의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페이스북 캡처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 결선에 진출한 김문수 후보와, 비록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대권주자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안철수 의원 사이의 조심스러운 접점 찾기가 이어지고 있다. 김문수 후보와 안철수 의원은 오찬 회동을 갖기 전, 유명 만화 '슬램덩크'의 짤방을 SNS를 통해 교환하며 기묘한 소통을 이어갔다. 현재 안 의원의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김문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는 23일 결선 진출 목전에서 분루를 삼킨 안철수 의원에게 회동을 요청해 두 사람의 오찬 회동이 전격 성사됐다. 두 사람은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내부 혁신을 비롯한 향후 당 운영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동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김 후보가 '혁신파'로 분류되는 안 의원 지지층을 흡수하기 위한 행보라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안 의원은 전날 신임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서 결선에 오르지 못하자 만화 '슬램덩크'의 한 장면과 함께 "패스를 기다리겠다"는 소회를 전했다.

이와 함께 "나의 전당대회는 오늘로 멈췄다. 하지만 혁신의 목소리, 쇄신의 몸짓은 결코 꺾임이 없을 것"이라며 "나는 언제나 국민과 당원 속에서 제자리를 지키겠다"고 썼다.

그러자 김문수 후보가 이날 오전 '슬램덩크' 짤방을 포함한 글을 올리며 화답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패스를 받은 슬램덩크 강백호가 슛을 넣고 패스를 준 서태웅과 하이파이브를 하는 사진을 업로드했다. 이 장면은 슬램덩크 전체에서도 손꼽히는 명장면으로 꼽힌다. 다만 이후 안 의원의 페이스북 게시글은 사라진 상태다.

김문수 캠프 측 관계자는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안 의원 측이 '패스'의 의미가 나에게 '역할'을 달라는 여지로 해석될 수 있어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초 게시글이 누군가를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후보와 장동혁 후보는 이날 저녁 최종적으로 양자 TV토론을 진행하며, 이후 오는 24~25일 진행되는 책임당원 모바일·ARS 투표와 국민여론조사 결과를 합산해 26일 최종 승부를 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