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 검찰청 폐지 등 내용 담은 정부조직법 공식 발표…검찰청 78년 만에 역사 속으로
검찰 보완수사권 유지 여부, 정부조직법 처리 뒤 논의…보완수사, 검찰 수사지휘권 폐지 이후 도입
직접 보완수사권 폐지되면…위법 수사, 증거 누락 등 미진한 부분 발견돼도 직접 시정 못해
보완수사 폐지, 민생범죄 위주 형사부 검사 역할 없애는 것…국민 권익 보호 위한 방향 고민해야
대검찰청 현판. ⓒ데일리안DB
지난 7일, 정부·여당이 검찰청 폐지 등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성안해 공식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개정안을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1948년 법원으로부터 독립, 출범한 검찰청은 78년 만인 내년 9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향후 검찰청이 폐지되면 수사권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기소권은 공소청이 각각 신설돼 나눠 가지게 된다.
정부·여당은 남은 쟁점인 검찰의 보완수사권 유지 여부 등은 정부조직법 처리 뒤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보완수사는 2021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이후 도입된 제도로, 크게는 '직접 보완수사권'과 '보완수사 요구권'으로 나뉜다. 현재 검찰은 경찰이 송치한 기록에 미진한 부분이 있을 때 직접 보완수사하거나 구체적인 보완사항을 적어 경찰로 돌려보내는 보완수사 요구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이 중 쟁점이 되는 건 직접 보완수사권이다.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공소청은 경찰과 중대범죄수사청 송치 사건에서 위법 수사, 증거 누락 등 미진한 부분이 발견돼도 이를 직접 시정할 수 없게 된다. 수사기관에 사건을 돌려보내 보완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도 이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검·경 수사준칙에 따르면 경찰 보완수사는 3개월 이내에 처리해야 하지만, 지난해 상반기 기준 32.1%(1만6903건)가 기한 내에 처리되지 않았다. 보완수사가 6개월을 넘기거나 경찰이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를 이행하지 않은 사례도 5922건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연합뉴스
이미 국민들은 문재인 정부 시절 졸속 추진된 검경 수사권 조정 탓에 사건 처리 지연으로 인한 고충을 겪고 있다. 경찰 수사 단계에서 검사의 수사지휘가 사라지고, 사건을 송치받은 검사가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현행 수사절차로 인해 형사사건 처리 기간은 2020년 기준 평균 142.1일에서 지난해에는 312.7일로 늘어났다.
이같은 상황에서 검찰의 보완수사권 자체가 사라진다면 앞으로 범죄 피해를 입은 국민들은 경찰 수사 결과가 부실하더라도 억울함을 풀 길이 없어질 가능성이 크다. 보완수사 폐지는 사실상 민생범죄 위주의 형사부 검사 역할을 없애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검찰이 보완수사한 사건 상당수는 성범죄나 민생범죄로 전해졌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보완수사권을 폐지할 경우 경찰이 능력 부족, 부정한 의도 등으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거나 사건을 왜곡할 경우 통제 방안이 있는지 궁금하다"며 "기소청은 기소 여부만 결정하는데, 경찰의 부실한 수사 이후 기소청에서 불기소를 결정하면 사건은 그대로 종결하는 것인지, 그 과정에서 당사자가 이의신청을 하더라도 또다시 그 경찰에게 사건이 간다면 이의신청의 의미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또 "정치인들이 지적하는 검찰의 권한이 비대해져 문제라는 건 정치수사, 특수수사 관련 내용인데, 일반 시민은 95%의 일반수사 관계인이다"라며 "언제든지 억울하게 피의자가 될 수 있고,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 역시 "적법절차를 지키면서 보완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것은 검찰의 권한이 아니라 의무"라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상황이다. 심지어 여권 내에서도 검찰의 보완 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과, 일부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앞서 검찰의 보완수사권에 대해서는 전면 폐지보다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검찰개혁은 수십년간 이어져 온 형사사법의 틀을 바꾸는 것이고, 민생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치 논리에 매몰된 채 진행해서는 안 된다. 또 개혁의 속도보다는 완성도가 중요하다. 충분한 숙의를 거치지 않은 채 무작정 검찰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다.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한 방향은 과연 무엇인지, 정부·여당이 신중하게 고민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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