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안식처' 미국 채권에 돈 몰린다

서진주 기자 (pearl@dailian.co.kr)

입력 2025.09.11 05:07  수정 2025.09.11 05:35

국내 투자자 9월 美 채권 보관액, 7월 대비 84%↑…뚜렷한 증가세

미국 노동시장 둔화에 경제 건정성 우려…연준 금리 인하 가능성 최고조

증권가, 미국 국채 ‘매수 기회’ 한 목소리…“수급 민감도 완화될 것”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미국의 9월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되자 채권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최후의 안전처’이자 ‘무위험 투자처’로 꼽히는 미국 국채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SEIBro)에 따르면 이달(9월 1~8일)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채권 보관금액은 218억6532만 달러(한화 30조3140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7월(119억1127만 달러), 8월(215억5691만 달러)과 비교하면 각각 83.6%, 1.4% 오른 수준으로 뚜렷한 증가세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여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이 오른다. 특히 미국 국채는 안정성이 높아 대표적인 ‘무위험 투자처’로 불린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확대되자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시장에서는 미국의 노동시장 둔화 신호가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 건정성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9일(현지시간) 올해 3월 기준 연간 비농업 일자리 증가 폭을 기존 제시했던 수치에서 91만1000명 하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의 미국 일자리 증가 폭이 종전에 발표된 수치보다 매달 7만6000명씩 적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부진해 ‘고용 우려’가 커지자 연준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시장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하할 확률을 100%로 보고 있다. 이때 25bp(1bp=0.01%포인트) 인하 확률은 92%, 빅컷(50bp 인하) 가능성은 8%이며 연내 2~3차례 단행을 예상하고 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8월 고용보고서 부진으로 9월 FOMC에서 금리 인하는 물론 연말까지 추가 금리인하가 단행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고 말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은 향후 12개월 동안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이상 내릴 여력이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의 고용지표가 둔화되고 있는 만큼 9월뿐 아니라 10월, 12월 등 올해 남아있는 모든 회의에서 금리가 인하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그러면서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안정성을 높이는 완충재 역할을 하는 미국 채권 투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장기물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심이 위축됐지만, 이는 기술적 반등으로 판단돼 ‘매수’ 기회로 보인다”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수급이 채권 시장에 미치는 민감도는 상당 부분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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