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냉각 인프라 수요 폭증
LG, 데이터센터·중동·액체냉각으로 외연 확대
삼성, 플랙트 인수…글로벌 공조시장 공략 속도
지난 19일UAE두바이에서 엑스포시티 두바이의 아흐메드 알 카티브 개발 및 공급 책임자(왼쪽)와 조주완LG전자CEO가 '스마트시티 건설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LG전자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전 세계에 우후죽순 세워지면서, 관련 인프라 시장도 급격히 팽창하고 있다. 특히 AI 연산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 부담이 커지자 고효율 냉방 솔루션의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데이터센터 운영의 핵심 인프라로 떠오른 '냉난방공조(HVAC)' 시장을 두고 삼성·LG 등이 선제적 대응에 나서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올해 AI 데이터센터와 중동 지역을 중심으로 첨단 HVAC 솔루션 공급 및 기술 협력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 19일 아랍에미리트(이하 UAE) 정부 산하 기관 엑스포시티 두바이에 HVAC 솔루션 공급하기로 했다. 조주완 LG전자 CEO는 "LG전자의 차별화된 HVAC 기술력과 AI홈 허브 기반 스마트홈 솔루션은 UAE 정부의 미래비전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지난 9월 사우디 네옴시티 옥사곤에 건설되는 중동 최대 규모 '넷제로 AI 데이터센터'에 냉각솔루션 공급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으며 최근에는 미국 플렉스(Flex)와 모듈형 AI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아울러 액체 냉각 핵심 장비인 냉각수 분배장치(CDU)를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위한 인증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는 물론, 중동 국가의 스마트시티 및 극한기후 대응 분야에서 고효율·지능형 HVAC 솔루션을 선제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ES(에코솔루션) 사업 본부를 신설했고, 2030년까지 해당 분야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내부적으로 HVAC 역량 고도화 작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ES사업본부의 누적 R&D 실적은 22건이다. 지난해 말 7건 수준에서 3배 늘어난 것이다.
플랙트그룹이 공급하는 공기냉각, 액체냉각 등 주요 공조 솔루션 제품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조기업 인수를 통해 외연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15억 유로(약 2조4000억원)를 투입해 독일 플랙트그룹 인수를 마무리했다. 최근에는 첫 국내 공장 건립을 추진하며 데이터센터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플랙트는 100년이 넘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데이터센터, 대형 상업시설 중앙공조 등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오랜 업력을 기반으로 전 세계 10여 개의 생산거점과 유럽·미주·중동·아시아에 이르는 판매·서비스 네트워크를 갖춘 것이 장점이다. 플랙트는 인수 전부터 글로벌 선두 데이터센터 기업들과 협업해 AI 데이터센터용 장비와 솔루션을 개발·공급하고 있다.
이처럼 양사는 결은 다르지만, 같은 목표에 집중하고 있다. 중동의 초대형 인프라 개발, 극한 환경의 AI 데이터센터 등 HVAC 수요가 폭발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선점 경쟁에 나서는 것이다. 세계 공조시장은 지난해 350조원 규모에서 2030년 500조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중 데이터센터 부문은 2030년까지 65조원 규모로 연평균 18%의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냉난방공조는 데이터센터와 같은 열 발생이 지속되는 환경에서 안정적 운영을 위한 핵심 설비"라면서 "이미 전 세계적으로 AI 데이터센터 열풍이 시작된 만큼, 국내 기업들은 인프라에 주목하며 사업 확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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