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손길 내밀면 뭐하나"…국민의힘, '정청래 마이웨이'에 대여투쟁 단일대오 [정국 기상대] [9/11(목) 데일리안 출근길 뉴스]

이정희 기자 (jh9999@dailian.co.kr)

입력 2025.09.11 05:30  수정 2025.09.11 05:30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협치 손길 내밀면 뭐하나"…국민의힘, '정청래 마이웨이'에 대여투쟁 단일대오 [정국 기상대]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협치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정부·여당을 향해 날을 세우며 강경한 투쟁에 나서겠단 입장을 내놨다. 국민의힘은 협치에 문을 열어놨지만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속해서 내란 프레임을 씌우고, 이슈를 외곽으로 돌리면서 강대강 기조를 보이고 있어서다. 이 같은 정국에 당내에서도 정부·여당의 협치 약속은 거짓에 불과하단 지적과 함께, 단일대오를 만들어 더 강한 대여투쟁을 벌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1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재명 정부의 지난 100일은 한마디로 '혼용무도' 즉, 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이었다"고 혹평했다. 이어 여당인 민주당을 향해서도 "정권이 출범한 지 겨우 100일인데, 왜 스스로 파멸의 절벽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느냐. 일당 독재의 폭주를 멈춰라"고 촉구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 같은 지적을 꺼낸 건 하루 앞선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고 겁박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정청래 대표는 당시 연설에서 '내란'을 26차례나 언급했음에도 '협치'는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 장동혁 대표와 오찬회동을 하면서 '여야정 협의체' 출범 등 협치에 대한 목소리를 낸지 하루만에 정청래 대표가 사실상 입장을 뒤집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정청래 대표가 야당 말살, 검찰 해체 같은 극단적 정책으로 민주당 일당독재를 예고했다"며 "장동혁 대표가 얘기했듯 지난 영수회담이 '쇼통'에 불과하다는 것이 드러난다면 국민의힘은 더욱 강력한 대여 투쟁으로 나설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언석 원내대표가 무작정 '강대강 대치'에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다. 그는 이날 연설에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에 대해 "국민의힘도 검찰개혁의 필요성에 동의한다"며 "지금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민주당에 제안한다. 국회에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하고 검찰개혁을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또 정부·여당이 이미 강행한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과 더 센 상법(상법 2차 개정안)에 대해선 "노란봉투법, 더 센 상법은 결국 우리나라에서 사업을 하지 말라는 '기업 단두대법'이다"라며 "국민의힘은 기업과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후속 보완 입법에 착수하겠다. (민주당도)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보완입법에 나서겠단 취지로 협치에 나서달란 요청을 한 것이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728조원 규모의 내년도 국가 예산안에 대해서 송언석 원내대표는 기재부 출신에 기획재정위원장을 지냈던 만큼 "처참하게 실패한 문재인정권의 '소득주도성장' 시즌 2이자 부채주도성장"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하지만 "모든 정부 재정사업의 예산 소요를 원점에서 재평가하는 '제로베이스 예산 제도' 도입을 제안한다"며 "이를 위해 국회에 '여야정 재정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 여야 의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호응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송언석 원내대표의 호소는 정청래 대표의 한 마디에 무너지고 말았다. 정청래 대표는 이날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치를 하자면서 협박만 있었던 것 같다"며 "무슨 반공 웅변대회 하는 것인양 너무 소리를 꽥꽥 질러서 귀에서 피가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사실상 야당이 내민 협치의 손길을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뿐만 아니라 정청래 대표는 이날 전날 자신이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당시 국민의힘 의석 쪽에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이른바 '정치인 수거' 내용이 담긴 수첩 내용에 대해 "제발 그리 됐으면 좋았을 건데"라는 발언이 나왔다는 주장을 펼치며 야당의 협치 제안을 망언 이슈로 묻으려는 시도까지 꺼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았다. 사실이라면 송언석 원내대표가 입장을 밝힐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의 과잉 반응은 송언석 원내대표의 오늘 연설에 대한 민감한 반응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당내에선 송언석 원내대표가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할 말을 당당하게 다 했으며, 협치의 손길까지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거절로 인해 향후 정국이 경색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가 회동 자리에서 꺼낸 협치 제안이 '쇼통'에 불과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송언석 원내대표가 한 말은 하나하나 다 옳은 말이었고, 심지어 현안에 대해서는 같이 논의하자는 메시지까지 냈는데 민주당이 매몰차게 거절한 것"이라며 "도대체 나라를 같이 운영하는 파트너십에 대한 공감대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당내에선 단일대오로 뭉쳐 대여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국민의힘 한 의원은 "우리(국민의힘)는 양보할 건 양보하고, 받을 건 받겠다고 한 것인데 (정부·여당은) 협치를 하겠다고 했다가 다음날 곧바로 그걸 뒤집는데 뭘 어쩌자는 것인지 걱정이 된다"며 "야당 입장에선 독재를 하겠다는 정부·여당의 메시지에 맞서 더 똘똘 뭉쳐서 강력하게 맞서는 것 말고는 길이 없어 보인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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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불란' 외치던 장동혁호…권성동 체포안, 시험대 되나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되면서, 장동혁 대표 체제가 일관되게 유지해온 '단일대오' 기조가 시험대에 올랐다. 표결은 11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권성동 의원은 통일교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체포동의안은 9일 국회에 보고됐다. 체포동의안은 국회법상 보고 후 24시간이 지나고 72시간 이내에 표결해야 한다. 이에 따라 11일 본회의에서 표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권성동 의원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장동혁 대표도 지난 9일 "당론은 없다"며 자율투표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성훈 수석대변인도 "권성동 의원 본인이 특권을 내려놓겠다고 한 만큼 당은 이를 존중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300명)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 시 가결된다. 현재 민주당은 166석으로 단독 과반을 확보하고 있어, 국민의힘(107석) 전원이 반대해도 체포안은 통과될 수 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어차피 통과될 표결에 반대표를 던져 정치적 부담을 떠안을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당내에서도 구체적 입장을 드러내는 건 경계하는 분위기다.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이날 YTN라디오 '더 인터뷰'에 출연해 "표결 직전 의원총회를 통해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일종 의원도 KBS라디오 '전격시사'에 출연해 "굳이 격론이 있을 수가 없을 것"이라며 "의원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하면 될 문제"라고 했다.


내부 분위기는 단순하지는 않다. 정치권 관계자는 "표결 결과에 따라 장 대표 체제가 계파 갈등이라는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내홍과 지난 전당대회를 거치며 계파 갈등이라는 몸살을 앓았다. 최근에도 내란 특검(특별검사) 수사로 원내대표실과 원내행정국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등 연이어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장동혁 대표는 '싸우는 야당', '내부총질 금지'를 기치로 당내 결속에 주력해왔다.


대선 경선 당시 한동훈 캠프에서 활동했던 양향자·우재준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소집된 긴급 최고위에서 "정치 보복 야당 학살"이라고 특검을 비판하며 지도부에 보조를 맞췄다. 한동훈 캠프 대외협력총괄위원장이던 송석준 의원도 의총에서 김민기 사무총장에게 "내란죄를 명목으로 강제 압수수색까지 온 데 대해 심각히 (유감을 표한다)"고 공개 발언한 바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권 의원 체포동의안 표결 결과는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과 당의 내부 단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김재섭 의원은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민주당이 지금 150석 이상이기 때문에 (체포동의안은) 어차피 통과된다"며 "결국 어떤 메시지를 내느냐, 특검의 정치적 수사에 맞서 국민의힘이 단일대오를 보여주느냐가 장동혁호의 시험대"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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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이미 상세히 밝혔다"…특검 증인신문 청구에 출석 거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의 공판 전 증인신문 청구에 출석 거부 의사를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는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12·3 비상계엄 당시 당 대표로서 누구보다 먼저 여러 의원, 당협위원장, 당직자들과 함께 위법한 계엄 저지에 앞장섰다"며 "자세한 경위에 관해 지난 2월에 발간한 책, 여러 언론 인터뷰 등으로 이미 상세히 밝혔다"고 적었다.


또 "이미 밝힌 그 이상의 내용에 대해 말할 것 없다"며 "특검의 과도한 압수수색과 언론을 이용한 압박에 대해 우려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내란특검팀은 이날 한 전 대표의 진술이 필요하다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서울중앙지법에 공판 전 증인신문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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