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발언에 금감원 부글부글
박성훈 "분노 넘어 참담함 느껴"
"與, 상왕정치 굴레서 벗어나라"
유튜버 김어준 씨가 지난해 12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 국회(임시회) 제1차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 비상계엄 관련 현안질의에 참고인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이 조직 개편에 반발하는 금융감독원 직원들에게 '불만이면 퇴사하라'는 취지의 발언을 꺼낸 유튜버 김어준씨를 향해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비판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충정로 대통령 김어준, 불난 집에 기름 붓나"라며 "금융감독원 직원들에게 '불만이면 퇴사하라'는 잔인한 막말을 내뱉은 김어준 씨의 무지성 발언에 분노를 넘어 참담함마저 느낀다"고 지적했다.
앞서 김씨는 지난 12일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 겸손은 힘들다'에서 "그분(금감원 직원)들 입장에서야 불만이 납득은 가지만 퇴사 처리해서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게 좋겠다"며 "전원 다 퇴사 받고 새로 뽑아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최근 정부가 금감원을 공공기관으로 지정하고, 금융소비자보호원(금소원)을 분리하기로 결정에 반발하고 있는 금감원 직원들의 분노로 이어졌다. 실제로 최근 금감원 노동조합은 사상 처음으로 총파업 카드까지 검토하는 상황이다.
방송 이후 사내 게시판에 한 금감원 직원은 "우리 대부분은 가장이자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들"이라며 "생존이 걸린 문제를 너무 쉽게 퇴사하라고 말한 것은 공감도 현실성도 없는 발언"이라고 날을 세웠다. 또 "금감원 4급 이상 직원은 퇴사 후 3년간 금융업계 재취업이 제한되고 입사 후 5년 된 30대 중반 직원들이 대다수"라며 "현실적으로 다른 취업처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생계와 미래가 걸린 문제 앞에서 국민의 금융 안전과 소비자 보호를 책임지는 금융감독원 직원들에게 '퇴사하라'는 말을 던진 것"이라며 "같은 논리라면 국민을 향해 '힘들면 그만 살아라' 민노총에는 '회사에 불만이면 시위하지 말고 그만 퇴사하라'고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몰지각한 태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이재명 정부는 금감원의 독립성을 강화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를 무시한 개악안을 밀어붙이고 김씨는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마저 개인 불만으로 매도했다"며 "김씨의 막말은 이재명 정부의 독선적 국정 운영과 맞닿아 있으며 결국 국민의 고통을 외면하는 천박한 인식의 연장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끝으로 "더 큰 문제는 이런 발언이 개인의 돌출 행동을 넘어 여의도를 배후에서 흔드는 이른바 상왕 정치의 민낯을 보여준다는 점"이라며 "민주당은 상왕 정치의 굴레에서 벗어나 공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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