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교황 레오 14세는 14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최대 1조 달러(약 1388조원) 규모 성과 보상안을 언급하며 전 세계적인 빈부 격차 심화를 강력히 경고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이날 가톨릭 매체 크룩스(Crux)와의 인터뷰을 통해 “어제 일론 머스크가 세계 최초로 1조 달러 부자가 될 거라는 기사가 나왔다”며 “이게 가치 있는 유일한 것이라면 우리는 큰 문제에 직면한다”고 지적했다. 크룩스는 인터뷰 일부를 그의 70세 생일인 이날 공개했다.
교황은 “60년 전 CEO들은 노동자들보다 4∼6배를 받았다. 최근 수치를 보면 이제는 평균 노동자들의 600배를 받는다”며 “아마 어떤 곳에서는 인간 삶의 더 고귀한 의미를 상실한 게 이와 관련 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삶과 가족, 사회의 가치 따위를 언급하며 “이런 가치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린다면 이제 무엇이 중요하겠는가”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구촌 분쟁에서 교황청의 역할에 대해서는 레오 14세는 "교황청이 평화를 옹호하는 목소리와 중재자로서 역할을 구분하고 싶다“며 ”두 가지는 몹시 다르고 후자는 전자만큼 현실적이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쟁이 시작된 이래 교황청은 아무리 어렵더라도 어느 한쪽 편이 아닌 진정한 중립적 입장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며 ”희망을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굳게 믿는다. 나는 인간 본성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부연했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앞서 지난 5일 머스크 CEO에게 최대 1조 달러 규모의 소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지급할 수 있는 초대형 보상안을 내놨다. 테슬라 시가총액(약 1조 1000억 달러)에 버금가는 보수를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보상안이 현실화하면 그는 미 사상 첫 ‘조(兆)만장자 CEO’가 된다.
테슬라 이사회는 이날 머스크에 대한 성과 보상으로 테슬라 전체 보통주의 12%에 해당하는 4억 2374만 3904주를 2035년까지 12단계에 걸쳐 지급하는 안을 만들었다고 미 경제전문매체 CNBC방송 등이 전했다. 보상안은 테슬라 주가를 대폭 끌어올리는 조건으로 설계됐다. 머스크 CEO가 최대 보상을 받으려면 테슬라 시가총액을 현재 약 1조 1000억 달러에서 10년 내 8배가량인 8조 5000억 달러로 늘려야 한다.
이밖에도 차량 2000만 대 인도,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 구독 1000만 건, 로봇 100만 대 인도, 무인 로보택시 100만 대 상업 운행,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4000억 달러 달성 등이 추가 조건으로 제시됐다. 이번 보상안은 오는 11월6일 연례 주주총회에서 표결에 부쳐지며, 주주 승인을 거쳐야 효력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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