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발사 후 2년 6개월 만에 발사 준비
항우연, 발사 공백 고려해 WDR 추진
5차 발사부터는 사실상 민간이 주도 예정
“국내 발사체 생태계 육성 완성 단계”
우주항공청(청장 윤영빈)과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이 2년 6개월 만에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4차 발사 준비를 본격 시작했다.
우주청과 항우연은 16일 오후 전남 고흥 나로우주연구센터에서 발사체 추진제 충전·배출 사전시험(WDR, Wet Dress Rehearsal)을 진행했다.
WDR은 우주발사체 최종 발사 예행연습을 뜻한다. 실제 발사 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잠재적 문제를 사전에 파악하기 위한 목적이다. 우주와 유사한 극저온 환경에서 발사체 구성품·시스템이 정상 작동하는지 점검한다. 특히 영하(-) 183℃ 산화제를 충전·배출해 발사 전 최종 점검 단계로 보면 된다.
이번 WDR은 오는 11월 예정인 ‘누리호’ 4차 발사를 앞두고 진행했다. 지난 2023년 5월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4차 발사를 진행하는 만큼 최종 발사 전 시설과 시스템에 문제점이 없는지 살피기 위해 진행했다.
오는 11월 시행하는 누리호 4차 발사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 중 한 단계다.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은 지난 2022년부터 오는 2027년까지 국비 6873억3000만원을 들여 우주청과 항우연,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한국형발사체 반복 발사와 민간 기술이전을 통해 발사체 신뢰성을 제고하고, 국내 발사체 산업생태계 육성·발전을 목적으로 한다. 특히 발사체(누리호) 반복 발사를 통해 누리호 개발 기술을 민간으로 이전해 체계종합기업을 발굴·육성하는 게 핵심이다.
4차 발사까지는 항우연이 주관한다. 민간 체계종합기업은 참여 형태로 함께한다. 이후 발사는 점진적으로 민간 체계종합기업 참여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항우연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민간 발사체계로의 전환 과정에서 어려움은 ‘기술 공유’였다. 민간 기업으로서는 최대한 많은 자료를 받고 싶었는데, 정작 항우연에서는 자료 제공에 제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기술적 문제를 논의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었다. 현장에서 문서 형태로 제공하는 것도 불가능해 ‘열람’ 수준에서 그쳤다. 다만 개발 현장에서는 민간과 공공 협업이 잘 돼 발사 때까지 일정에 전혀 차질이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에 WDR은 극저온 추진체를 기체 주입을 실제 적용해보는 과정이다. 극저온 연료로 인한 발사체 금속 수축 등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사전에 확인하는 작업이다.
박종찬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이번 4차 발사 기체 제작 과정은 그동안 항우연 주도했던 것과 달리 민간에서도 함께하다 보니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자, 그런 의미로 내부적으로 WDR을 결정했다”며 “극저온 추진제 특성이 기체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기체에는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번 누리호 4호기 발사 때는 차세대 중형위성 3호(주탑재위성)과 국내 기업·대학·기관에서 제작한 큐브 위성(부탑재위성) 12기를 쏘아 올린다. 발사일은 오는 11월로 예정하고 있다.
한편, 우주청과 항우연은 이번 4호기 발사에 이어 7개월 안으로 5호기 발사를 준비 중이다. 현재 5호기(FM5)는 나로우주센터에서 조립 중이다. 고도화사업 마지막 단계인 6호기 발사는 한화 측에서 신축 중인 순천 단조립장에서 조립 과정을 거칠 계획이다. 순천에서 조립한 6호기는 해상으로 이송해 나로우주센터로 옮겨올 예정이다.
윤영빈 우주청장은 “이번 발사는 항우연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함께 발사하는 첫 발사로 민간 주도 전환의 첫걸음”이라며 “이번 시험을 통해 누리호 발사 준비 상태를 철저히 점검하고, 남은 기간 4차 발사 성공을 위해 빈틈없는 준비를 해 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청장은 “우주청은 지속 가능한 우주수송 역량을 확보하고, 기업들이 산업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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