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디즈니' 업은 네이버웹툰…美 콘텐츠 허브 거듭날까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09.17 14:44  수정 2025.09.17 14:54

디즈니와 디지털 만화 플랫폼 구축…작품 3.5만편 유통

다크호스 코믹스·스타트랙 등 글로벌 IP 홀더들과 협력

젠지 이용자 노리는 IP 공룡들에게 네이버웹툰 매력적

네이버웹툰, 종합 콘텐츠 플랫폼 진화…올해 주가 52%↑

지난 7월 3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LA 애니메 엑스포'에 꾸려진 웹툰 엔터테인먼트 단독 부스 전경.ⓒ네이버웹툰

네이버웹툰 모회사인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월트디즈니 컴퍼니(디즈니)와 다크호스 코믹스 등 대형 IP(지식재산권) 홀더들의 작품을 잇달아 네이버웹툰 서비스로 편입시키며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종합 플랫폼으로의 진화에 따른 추가적인 수익화 기대감이 조성되면서 주가도 긍정적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뉴욕증시에서 전일보다 39%(5.84달러, 약 8070원) 상승한 20.80달러(약 2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번 폭등세에 힘입어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올해 주가가 52% 가까이 올랐다.


이번 주가 급등은 웹툰 엔터테인먼트가 글로벌 콘텐츠 공룡인 디즈니와 계약을 체결하고, 신규 디지털 만화 플랫폼을 만들기로 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디즈니는 플랫폼 개발 협력을 위해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지분 2%를 인수하기로 했다.


글로벌 시장에 출시될 신규 플랫폼은 네이버웹툰이 개발과 운영을 담당한다. 디즈니가 보유한 마블, 스타워즈, 픽사, 20세기 스튜디오 등 3만5000편에 달하는 만화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부는 세로 스크롤 형태인 웹툰으로, 나머지는 기존 만화책 형식을 디지털화해 서비스한다. 이 플랫폼에는 네이버웹툰이 북미에서 발굴한 현지 오리지널 작품도 일부 포함시킬 예정이다.


앞서 양사는 디즈니 대표 작품 약 100편을 웹툰 형태로 선보이는 콘텐츠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재 '에이리언', '스파이더맨', '스타워즈' 등의 작품이 순차적으로 업로드되고 있으며, 이 중 스파이더맨은 조회수 140만뷰를 넘기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미국 만화 출판사 다크호스 코믹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크리티컬 롤: 마이티 나인 오리진스', '코라의 전설', '위쳐' 등 5개 IP를 웹툰으로 제작하고 있다. 미국 인기 SF(공상과학) 드라마 시리즈 '스타트랙'도 디지털 만화로 제작해 네이버웹툰의 글로벌 서비스인 '웹툰'에서 연재하기로 했다.


글로벌 메가히트 IP 홀더들과 웹툰 엔터테인먼트 간의 협력은 이용자 저변 확대라는 이들의 공통적인 목표에서 비롯됐다.


장수 IP가 대부분인 디즈니나 다크호스 코믹스 등은 웹툰 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을 통해 Z세대(1995~2010년 출생) 이용자들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글로벌 플랫폼 웹툰의 북미 이용자 중 약 75%는 Z세대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세로 스크롤 형태의 웹툰이 아직 낯선 서구권에서 네이버웹툰의 브랜드와 웹툰을 알릴 수 있어 서로에게 '윈윈'이다. 웹툰 시장의 저변이 확대될 경우, 네이버웹툰이 보유한 방대한 양의 웹툰이 도달할 수 있는 이용자 풀이 넓어질 뿐 아니라 이를 통해 다양한 IP 관련 사업을 도모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네이버웹툰 글로벌 서비스 '웹툰'에서 디즈니 대표 작품 100편이 세로 스크롤 형태 웹툰으로 제작돼 업로드되고 있다. 웹툰 홈페이지 캡처.

외부 IP 홀더와의 협력을 통한 콘텐츠 다양화를 진행하는 동시에, 다른 한 축으로는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세계 어디에서나 통하는 영상물을 매개로 서비스를 진화시키는 모습이다.


웹툰 엔터테인먼트는 지난 달부터 웹툰 영어 서비스에 '비디오 에피소드' 기능을 시범 도입했다. 작품 각 회차를 영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로, 웹툰에 역동적인 이미지 움직임, 효과음, 배경 음악, 성우 연기를 더해 영상 콘텐츠로 변환했다. 이용자는 작품을 애니메이션 같은 비디어 에피소드로 감상할지, 기존 세로 스크롤 형태로 감상할 지 정할 수 있다.


이는 지난 5월 글로벌 앱을 개편하며 추가한 '뉴 앤 핫(New & Hot)' 탭의 성과에 따른 것이다. 신작과 실시간 인기 작품의 핵심 장면을 숏폼 형태로 보여주는 기능으로, 뉴 앤 핫 탭을 포함한 서비스 개편 효과로 2분기 앱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같은 웹툰 엔터테인먼트의 행보를 두고, 현지 IP 배급업체들의 추가적인 입점에 대한 기대감이 거론된다. 메가 IP 확보를 통해 탄탄한 수익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분석되고 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최대 콘텐츠 IP 업체 중 하나인 디즈니가 자체 웹툰 플랫폼 사업을 포기하고 외부 플랫폼 협력 업체로 웹툰 엔터테인먼트를 낙점한 점이 고무적"이라며 "유료 결제 부문은 성장에 한계가 존재하나 광고, IP 매출 부문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분석했다.


김준구 웹툰 엔터테인먼트 및 네이버웹툰 대표는 "(디즈니와의) 이번 협력은 우리의 글로벌 사업 성장에 중요한 한 걸음이자, 앞으로 디즈니와 더욱 큰 협력을 이어가기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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