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국서 인베스터데이 개최… 해외서 처음
하이브리드·현지 맞춤 전기차·EREV·수소전기차로 '정면돌파'
2030년 글로벌 555만대 판매 목표… 330만대 친환경차로
2030년까지 77.3조원 투자… 영업이익률 8~9% 달성 목표
현대자동차가 최근 불어닥친 글로벌 위기를 돌파할 타개책으로 하이브리드차, 전기차,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전동화 파워트레인 기술력을 앞세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관세 부담 등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복합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앞세웠던 2030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 555만대 달성 목표를 유지하고, 이 중 330만대를 친환경차로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부터 2030년까지 5년 동안 77조3000억원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혼돈기 속에서도 글로벌 톱 티어 기업으로서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더 셰드’에서 글로벌 투자자, 애널리스트, 신용평가사 담당자 등을 대상으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중장기 전략과 재무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친환경'으로 승부 본다… 하이브리드 18종, 현지 전략 전기차 '집중'
현대차는 내년부터 하이브리드, 전기차, EREV,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파워트레인 기반의 신차를 지속적으로 시장에 출시하며 소비자들에게 보다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하기로 했다.
먼저 현대차는 전기차 수요 정체의 반사이익이 집중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의 라인업을 2030년까지 엔트리부터 중형, 대형, 럭셔리를 포괄해 18개 이상으로 확대하며 시장 수요 변화에 적극 대응한다. 현재보다 2배 이상의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의 첫 후륜(RWD) 기반이자 제네시스 브랜드 최초인 럭셔리 하이브리드 차량을 내년 출시하고, 추후 합리적 가격을 갖춘 엔트리 하이브리드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전기차는 아이오닉 5, 아이오닉 6, 아이오닉 9 등 E-GMP 전용 전기차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현지 특화 제품 라인업을 늘린다. 유럽, 중국, 인도 시장에 순차적으로 선보이며 캐즘 극복을 적극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내년 유럽 시장에서 전기차 수요 회복과 대중화를 이끌어 나갈 ‘아이오닉 3’를 출시한다. 아이오닉 3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할 완전히 새로운 전기차이다. 현대차는 지난 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5’에서 아이오닉 3의 콘셉트카 ‘콘셉트 쓰리’를 공개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올해 준중형(C 세그먼트) 전동화 SUV ‘일렉시오’를 선보이는 데 이어, 준중형 전동화 세단을 내년 내놓기로 했다. 두 차종 모두 중국에서 생산되는 현지전략 전기차다.
2027년 인도 시장에서는 현지 전략 경형급 SUV 전기차를 선보인다. 인도 소비자를 매혹할 맞춤 디자인과 우수한 상품성을 갖출 첫 인도 특화 모델로, 현대차는 인도 현지 공급망을 바탕으로 차량을 완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를 통해 처음 전략을 공개한 EREV(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는 2027년 출시된다. EREV는 전기차 특유의 주행 감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 엔진이 전기를 생산해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으로 EV 충전 스트레스를 경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 대비 55% 작은 용량의 배터리를 채택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 EREV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수소전기차는 올해 2세대 넥쏘를 출시한 데 이어 향후 내연기관과 동등한 수준의 주행성능과 내구성을 갖춘 차세대 수소전기차를 지속 개발하는 한편, 승용, 상용을 아울러 FCEV 시장 확대에 집중하기로 했다.
파워트레인 기술력 강화와 함께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에도 박차를 가한다. 현대차는 자체 개발 운영체제 ‘플레오스 비히클 OS’를 적용해 새로운 서비스와 기능을 신속히 반영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2026년까지 SDV 페이스 카 개발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양산차에 확대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내년 2분기에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플레오스 커넥트’가 적용된 차량들이 처음 출시될 예정이다.
'2030년 글로벌 555만대 판매' 지킨다… 생산기지 확대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올해 417만대를 팔아 지난해(414만대) 대비 판매 성장을 달성하기로 했다. 미 관세 부담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판매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 것이다.
5년 뒤인 2030년에는 555만대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인베스터데이 2024에서 내놨던 계획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판매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를 잘 보여준다.
구체적인 지역 판매 목표도 제시했다. 2030년 권역 별로 ▲북미 26% ▲인도 15% ▲유럽 15% ▲한국 13% ▲중동 및 아프리카 8% ▲중남미 8% ▲중국 8% ▲아시아태평양(중국 제외) 7% 등의 비중으로 자동차 판매를 추진하기로 했다.
친환경차 판매의 경우 2025년 100만대 규모에서 2030년 330만대로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친환경차가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5% 수준에서 2030년 60%로 크게 뛰어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내연기관 중심의 판매가 더 이상 지속되지 않고 친환경차 중심으로 완전히 재편됐다는 의미다.
특히 주요 시장에서는 더욱 빠르게 전동화 전환이 이뤄질 전망이다. 현대차의 북미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올해 30%에서 2030년 77%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한국 시장은 올해 37%에서 2030년 65%로, 유럽은 49%에서 85% 비중으로 친환경차 중심의 판매가 표준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현대차의 2030년 글로벌 555만대 판매 목표는 올해 417만대와 비교할 때 약 33%(138만대) 더 늘어나는 것으로, 현대차는 첨단 제조 혁신 기술을 갖춘 글로벌 생산 기지의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생산능력을 120만대 추가로 확보, 판매 성장을 뒷받침할 방침이다.
먼저 지난해 10월 생산 개시 및 올해 3월 준공식 개최 등으로 현지 생산이 본격화된 미국 HMGMA는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의 30만대에서 2028년까지 5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어 올해 4분기 인도 푸네 공장이 완공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에 돌입할 예정으로, 향후 연간 25만대를 목표로 생산을 늘려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향후 현대차의 인도 내 생산능력은 현재의 약 80만대 수준에서 100만대 이상으로 늘어나게 된다.
내년 1분기에는 울산 신공장이 완공돼 전동화 핵심 생산기지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연간 20만대의 전기차를 양산할 이곳은 인간 중심의 근무 환경, 조립 설비 자동화, 로보틱스 기술, AI(인공지능) 기반 품질 검사 등이 조화를 이루며, 12종의 자동차가 유연하게 생산되는 첨단 제조 현장으로 구축될 예정이다.
이밖에 현대차는 주요 신흥 시장에서 현지 파트너와 협력해 CKD(반조립제품) 생산 거점도 확장하며 25만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추가로 확보한다. 대표적으로 현대차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와 협력하는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기지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법인(HMMME)은 연간 5만대 규모로 2026년 4분기 가동을 시작한다.
고성능 브랜드 '현대 N'+'제네시스' 지속 성장
현대차는 올해 각각 출범 10주년을 맞이한 고성능 브랜드 '현대 N'과 럭셔리 브랜드 '제네시스'의 지속적인 성장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출범 15주년을 맞이할 2030년 현대 N의 연간 판매 목표를 10만대로 제시했다. 지난해 판매대수인 2만3000여대의 4배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현대차는 현재 한국, 미국, 유럽을 중심으로 형성된 현대 N의 판매시장을 호주, 영국, 캐나다 등 서구 지역뿐만 아니라, 이 밖의 다른 시장으로 지속 확장할 계획이다.
라인업 확대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 N은 현재 5개 모델(▲아이오닉 5 N ▲아이오닉 6 N ▲아반떼 N ▲i20 N ▲i30 N)로 구성된 라인업을 2030년까지 7개 모델 이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향후 새롭게 투입될 N 모델은 글로벌 베스트셀링 차량을 기반으로 확장될 예정이며, EV 기반의 N 모델 외에도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한 고성능 모델 개발도 추진된다.
제네시스는 2030년 글로벌 판매목표를 연간 35만대로 설정했다. 올해 약 22만5000대의 예상 실적과 비교했을 때 55%가량 판매를 늘리겠다는 것이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캐즘을 우회해 EREV 및 하이브리드 등 신차를 꾸준히 내놓는 한편, 공간 및 스포츠 마케팅 등을 통해 럭셔리 경험을 소비자에게 꾸준히 제공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만들어 나갈 방침이다.
美 위기 뚫을 특화 전략… 신형 픽업+현지 기업 협업
미국 시장에 대한 의지도 확고히 했다. 북미 시장은 올해 상반기 현대차가 글로벌 시장에 판매한 207만대 중 30%(약 61만대)가 판매된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특히 제네시스 및 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의 인기가 높아 매출 기준 비중은 38%에 육박하는 중요 시장이다.
이러한 미국의 중요성을 고려해 현대차는 1986년 미국 시장 첫 진출 후 현재까지 북미 권역에 205억 달러를 투자해 왔고, 올해부터 2028년까지 향후 4년 동안 현대차그룹 차원으로 미국 시장에 260억 달러를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제철소 건설, 자동차 생산능력 확대, 로봇 공장 신설 등이 핵심 투자 분야로 포함됐다.
특히 현대차는 미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현지에서 생산되는 차량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방침으로, 이를 위해 미국 내 두 생산기지인 앨라배마 공장과 HMGMA의 가동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아울러 현지 공급망 대응력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픽업트럭, 상용차 등 북미 시장을 공략할 다양한 도전도 계속해 이어 간다. 현대차는 2021년 출시한 북미 전용 준중형 픽업트럭 ‘싼타크루즈’를 이어갈 중형 픽업트럭을 2030년 이전까지 현지 시장에 선보이기로 했다.
또한 현대차는 엑시언트 수소전기트럭과 트레일러 법인 현대트랜스리드의 우수한 트레일러 상품, 이르면 2028년 미국 현지 생산이 시작되는 전기 상용 밴 등을 앞세워 북미 상용차 시장 공략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대차는 미국 현지 기업과의 협업도 적극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미국 자율주행기업 웨이모와 지난해 10월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협력 중이다. 웨이모의 6세대 완전 자율주행 기술 ‘웨이모 드라이버’를 HMGMA에서 현지 생산되는 아이오닉 5에 적용해 도로 위로 투입한다는 계획이며, 올해 연말 미국 실도로 주행 시험이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제네럴 모터스(GM)와 2028년 출시를 목표로 5개 차종에 대한 공동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중남미 시장 대응을 위한 중형 픽업, 소형 SUV, 소형 승용, 소형 픽업 4종과 북미 시장용 전기 상용 밴 등으로, 향후 해당 차량들의 양산이 본격화되면 연간 80만대 이상의 생산 및 판매가 기대된다.
아울러 현대차는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마존을 통해 자동차 판매도 하고 있다. 미국 내 현대 딜러 41%가 아마존 오토스에 자리잡아 차량을 판매하고 있으며, 향후 추가 딜러 참여도 기대된다.
내년부터 5년 간 77.3조원 쏟는다… 30년 영업이익률 8~9% 목표
현대차는 ▲2026~2030년 5개년 간 77조3000억원을 투자하고 ▲2030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 8~9%를 달성하는 내용의 중장기 재무 전략도 내놨다.
현대차는 우선 올해 초 제시했던 연간 가이던스를 수정했다.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는 올해 초 제시한 3.0~4.0%에서 5.0~6.0%로 2%포인트 상향했다. 그러나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는 관세 영향을 반영해 기존 7.0~8.0% 대비 1%포인트 하향한 6.0~7.0%로 설정했다. 올해 투자 계획도 기존 제시한 16조9000억원에서 16조 1000억원으로 수정했다.
현대차는 향후 5년(2026~2030년) 동안 ▲연구개발(R&D) 투자 30조 9000억원 ▲설비투자(CAPEX) 38조 3000억원 ▲전략투자 8조 1000억원 등 77조 3000억원에 달하는 투자로 불확실성을 타개하며 사업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현지화 전략 실행 및 SDV,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 등에 집중 투자 예정이다.
특히 이번 투자 계획은 지난해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했던 2026~2030년 투자 계획인 70조 3000억원을 수정한 것으로, 전체 투자 규모는 7조원 늘었다.
최대 시장인 미국 투자도 적극 추진한다. 현대차의 미국 투자 금액은 기존 11조 6000억원(88억 달러) 수준에서 향후 15조 3000억원(116억 달러)으로 3조 7000억원(28억 달러) 늘어날 예정이다.
현대차는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를 ▲2025년 6~7% ▲2027년 7~8% ▲2030년 8~9%로 설정했다. 하이브리드 및 제네시스 중심 판매 믹스 개선, 지속적인 현지 생산 및 소싱 최적화 등 현지화 전략, 하이브리드 및 EV, SDV 원가 경쟁력 강화 등으로 지속적으로 수익성 개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난해 발표한 ‘밸류업 프로그램’를 추진하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시행하기로 했다. 2025~2027년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포함해 매년 최소 35%의 총주주환원률(TSR) 기준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하고, 주당 최소배당금(DPS) 1만원 등의 주주환원정책을 이행할 예정이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