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작 '어쩔 수가 없다'로 부산국제영화제 찾아
개막식 사회·무대 인사 등 참여하며 부산 관객들과 소통
지금은 글로벌 프 로젝트의 중심이 되고 있지만, '흥행작 없는 배우'로 취급받던 시절도 있었다. 배우 이병헌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돌아보며, 치열한 연기 과정과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마음가짐 등 다양한 이야기를 관객들과 나눴다.
19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소향씨어터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액터스 하우스' 주인공으로 나선 이병헌은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를 시작으로 개봉을 앞둔 '어쩔 수가 없다'까지 언급하며 35년 배우 생활을 돌아봤다.
ⓒ데일리안 방규현 기자
액터스 하우스는 연기력과 스타성을 겸비한 배우들이 자신의 연기와 작품에 대해 관객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는 부산국제영화제의 대표 행사다. 올해는 이병헌 외에 손예진, 김유정, 일본 배우 니노미야 카즈나리가 액터스 하우스의 주인공이 됐었다.
먼저 이병헌은 자신을 스타덤에 올려준 '공동경비구역 JSA'를 회상했다. 그는 "당시엔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생계를 책임지는 이에게 6개월 공익근무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줬었다. 그래서 성남시에서 공익으로 근무했다. 끝날 즈음 대본을 받았다. 그때 그 시나리오를 읽고, 바로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었다. 소집해제를 하자마자 촬영에 돌입했다"고 캐스팅 당시를 떠올렸다.
박 감독과의 첫 만남에 대해선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찬욱 감독님과의 첫 만남은 그게 아니었다. 1990년대 중반 즈음이었는데, 당시 영화 세 편을 말아 먹은 뒤 다른 작품의 기술 시사를 할 때 누가 내게 밖에서 감독님이 기다린다고 하시더라. 대본을 주며 '꼭 함께 하고 싶으니 (대본을) 잘 봐 달라'라고 했었다. 개인적으로 포니테일 스타일을 별로 안 좋아했는데, 그 머리라 인상이 별로라는 생각을 했었다. 어쨌든 이분과 작업을 하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들었다. 바로 그분이 당시 1편의 영화를 말아 먹었던 박 감독님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병헌은 '한 작품만 망해도 다음 작품을 하지 못하던 시절, 망한 배우, 감독이 만난 것'이라고 당시 조합을 회상했으나, 결국 두 사람은 '공동경비구역 JSA'로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충무로 대표 영화인으로 거듭날 발판을 '함께' 마련했다.
오랜만에 '어쩔 수가 없다'로 재회했지만, 박 감독에게 아직도 배움을 얻는다며 감사를 표했다. 그는 "감독님과 함께 작업을 하면 유난히 깨닫게 되는 부분들이 많다. 새롭게 배우는 부분도 있다. 내게 감독을 해보라는 제안도 하셨는데, 얼마나 디테일하게 작업하고, 또 하는 일이 많은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일들을 해내고 계시더라. 만약 저게 감독의 일이라면 나는 못하겠다는 생각을 이번에 정확히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순간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접목시키는데, 웃음은 물론 의미까지 담겼다. 그것을 끊임없이 생각하신다는 것이 너무 대단하다"라고 박 감독의 장점들을 덧붙였다.
박 감독 외에도 김지운, 추창민, 황동혁 감독 등 다수의 베테랑 감독들에게도 러브콜을 받는다. 감독들은 물론, 매 작품 대중들의 호평을 끌어내는 이병헌은 '치열한 노력'을 자신의 비결로 꼽았다. 이에 대해 "사투리를 쓴다거나, 전문적인 용어를 쓰는 연기를 하며 감정을 드러낼 땐 기계적으로 완벽하게 외우지 않는 이상 내 감정을 오롯이 전할 수 없다. 머릿속으로 생각을 하는 순간, 내 감정이 이미 깨진 것이다. 내 감정을 표현하는 것에 방해받지 않도록 연습을 해야 한다. 저절로 입에서 나오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시리즈,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 등을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의 사랑까지 받는 이병헌은 해외 활동 경험에 대해서도 나눴다. 2009년 영화 '지아이 조'로 일찌감치 할리우드 시장에 진출했었던 이병헌이지만, 여전히 큰 부담감은 따랐다. "'오징어 게임' 등에 참여할 때 이 정도로 어마어마한 사랑을 받고, 어떤 현상까지 불러일으키는 상황에 대해선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글로벌 스타, 해외 프로젝트. 이런 이야기를 하면 익숙하지가 않다"고 말한 그는 "긴장을 많이 한다. 나름대로 심사숙고를 긴 시간 한다. 그러다가 결정할 땐 '에라 모르겠다'라며 하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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