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의 준우승에도 미소’ LPGA 품격 선보인 이민지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09.22 19:19  수정 2025.09.22 19:19

2021년 2023년에 이어 이 대회 세 번째 준우승

최고의 경기력 선보인 뒤 우승자 축하 매너까지

우승자 이다연을 축하한 이민지. ⓒ KLPGA

“울어도 돼.”


연장전에서 또다시 석패한 이민지(29, 하나금융그룹)가 환한 미소로 우승자에게 진심어린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이민지는 21일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 미국·유럽 코스(파72)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연장 접전 끝에 이다연에 패하며 준우승의 쓴잔을 들었다.


이 대회 세 번째 준우승. 201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데뷔한 이민지는 벌써 10년째 하나금융그룹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2019년 처음 열린 이 대회에 코로나19로 불참했던 2020년을 제외하면 매 대회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한국을 찾고 있다.


대회 성적은 걸출하다. 첫 참가였던 2019년 공동 9위를 기록했던 이민지는 2021년과 2023년, 2025년 세 차례 준우승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도 우승 경쟁에 합류하며 공동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가장 저조했던 성적은 2022년 컷 탈락 1회뿐이다.


이민지가 이 대회서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역시나 메인스폰서 주최 대회, 그리고 본인이 갖고 있는 탁월한 기량 덕분이다.


실제로 이민지는 매년 이 대회에 출전할 때마다 후원사에 우승으로 보답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내고 있으며 시차적응의 어려움에도 최대한 컨디션을 조율해 자신의 모든 것을 필드에 쏟아 붓고 있다.


때문에 이번 세 번째 준우승이 아쉬울 수밖에 없다.


이민지는 2021년 송가은과의 연장 승부서 패했고, 2023년 이다연과 3차 연장 접전 끝에 우승 트로피에서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2년 뒤인 이번 시즌에도 이다연과 다시 한 번 맞닥뜨리는 운명과 마주했으나 승자가 되지 못했다.


이민지는 나흘간 최고의 경기력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 KLPGA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민지는 이번 대회에서 최고의 퍼포먼스와 매너를 선보이며 많은 골프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단독 선두로 올라선 18번홀 8.4m 버디 퍼트는 물론 1차 연장에서의 환상적인 벙커샷, 무엇보다 빠른 템포 속에서도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는 경기 운영은 보는 이들의 감탄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우승에 실패했어도 진심으로 우승자를 축하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이민지는 우승 감격에 빠져든 이다연에게 다가가 축하의 포옹을 건넸고 “울어도 돼”라는 격려의 말을 건넸다.


골프 여자 세계 랭킹 4위의 이민지는 지난 6월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제패하며 LPGA 투어 통산 11승, 개인 통산 14승의 걸출한 경력을 보유한 최정상급 선수다.


메인 스폰서가 개최한 대회에서 또다시 우승에 실패했으나 이에 실망하지 않고 미소를 잃지 않는 모습은 신사의 스포츠인 골프의 매력을 다시금 상기시키는 장면이 되기에 모자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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