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부동산 PF 부실' 지적에…상호금융, 하반기 자산 정리 속도전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09.23 07:06  수정 2025.09.23 07:06

이찬진 금감원장, 19일 상호금융 간담회 진행…"신속히 부실 정리해야"

상호금융, 상반기 당기순이익 7585억…지난해 상반기 대비 반토막

신협 "전사적 차원서 부실 매각…하반기 최대 2조7000억원 규모 매각"

새마을금고 "부실 매각, 생존 위한 최우선 과제…부실채권 정리에 사활"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상호금융권을 향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를 강하게 주문했다.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상호금융권을 향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정리를 강하게 주문했다. PF 부실이 업권 전체의 회복을 가로막고 있는 만큼 신속한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원장은 지난 19일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 중앙회장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상호금융 업권의 발전 방안과 건의사항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부실 PF 부분이 계속 (상호금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같다"며 "부동산 개발 대출과 관련돼 부실이 확대되는 부분을 빨리 잡아 신속한 금융 회복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굉장히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조합들이 리스크를 파악하기 어려운 지역 외 부동산 대출을 크게 늘리면서 연체율이 상승했다"며 "하반기 중 적극적인 상·매각을 통해 신속히 부실을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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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금융권의 부진은 수치로도 드러난다. 행정안전부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호금융 5개 기관의 당기순이익은 748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5512억원)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특히, 새마을금고는 1조328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창립 62년 만에 최대 반기 적자를 기록했다.


연체율도 급등했다. 올 상반기 상호금융 평균 연체율은 7.34%로 지난해(5.83%) 대비 약 1.5%포인트(p) 치솟았다. 지난 2021년 이후 공격적으로 늘린 부동산 개발 대출이 부실화하면서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있다.ⓒ금융감독원

이에 업권은 부실 자산 정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건전성 관리에 들어갔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8월 기준 농협 42개 사업장(평가액 9418억원), 새마을금고 95개 사업장(평가액 2조9990억원), 신협 15개 사업장(평가액 2546억원) 등 규모의 PF 사업장을 매각하고 있다.


그 결과 올해 3월말 기준 새마을금고를 포함한 상호금융권의 부동산 PF 익스포져는 4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6000억원 감소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NPL 전문 자회사인 'KCU NPL 대부'를 통해 올 하반기 2조원 규모의 부실채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에도 부실채권 매각을 진행했고, 하반기에도 연체율 관리를 위해 전사적 차원에서 부실채권 매각을 확대하고 있다"며 "각 조합이 자체 매각을 추진하는 경우도 있어 총 2조6000억~2조7000억원 수준까지 매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금감원장의 주문과 관계없이 PF 부실은 우리 생존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사안으로 판단해 왔다. 부동산 PF 익스포저가 상호금융권 내에서도 가장 큰 만큼, 내부적으로도 긴급 사안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올 상반기에도 3조8000억원 규모의 부실채권을 매각했다. 하반기에는 더 많은 부실 채권을 정리하기 위해 사활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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