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콜드플레이가 머문 그곳”…김동선 리조트 승부수 ‘안토’ 가보니

임유정 기자 (irene@dailian.co.kr)

입력 2025.09.23 16:17  수정 2025.09.23 16:23

김동선, ‘본업 회귀’ 승부수…안토로 리조트 사업 강화

북한산 품은 숲캉스…자연·건축 어우러진 하이엔드 리조트

10월 회원권 분양 개시…외국인 고객 공략·흑자 전환 자신

서울 유일 5성급 호텔·리조트 동시 보유…시장 새 기준 노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하이엔드 브랜드 ‘안토ANTO’ⓒ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심신의 정화. 삶의 균형을 느낄 수 있는 곳.”


한화호텔&리조트가 하이엔드 브랜드 ‘안토’를 새롭게 선보이고 본격적으로 프리미엄 리조트 시장 공략에 나선다. 첫 적용 대상은 최근 인수한 북한산국립공원의 프리미엄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이다. 한화그룹에 둥지를 튼 파라스파라는 ‘안토’라는 공식 브랜드로 운영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최근 삼정기업 등이 보유한 정상북한산리조트 지분 100%를 인수하고 자회사로 편입했다. 인수가는 유상증자 금액 295억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이며 기존 파라스파라 측 부채 3900억원을 승계하는 조건이다.


김동선 부사장이 파라스파라 인수를 통해 ‘본업’을 확대 강화하는 것은 안정적인 재무구조 개선과 실적 반등의 기회로 삼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 부사장은 사업 구조 재편에 주력해왔는데, 본업에 소홀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역성장하고 유통군 실적이 떨어지면서 본업 경쟁력 강화를 우선으로 본 것이란 분석이다. 김 부사장은 앞서 인수한 급식업체 아워홈과 한화갤러리아·한화호텔앤드리조트를 연계해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전략도 계획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김 부사장은 리조트 인수와 함께 리조트명을 ‘안토’(ANTO·安土)로 변경하고 신규 하이엔드 브랜드로 운영한다.


편안할 ‘안’(安)과 흙 ‘토’(土)를 합쳐 ‘그 땅에서의 편안한 삶’을 뜻한다. 한화는 기존 리조트 사업과 차별화한 최고급 휴식공간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안토는 2021년 8월 강북구 북한산국립공원 자락에 개장한 프리미엄 5성급 리조트다.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가 내한 공연을 하러 왔을 때 머문 숙소로 유명세를 탔다. 현재 분양형 200개, 일반형 130개 객실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일 정상북한산리조트 대표가 23일 서울 강북구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하이엔드 리조트 '안토'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안토 미디어 투어에서 환영사 및 브랜드 설명을 하고 있다.ⓒ한화호텔앤드리조트
◇ 서울서 즐기는 ‘숲캉스’…자연과 건축의 조화, 지속 가능한 리조트 구현


23일 기자가 방문한 안토 리조트의 첫 인상은 한마디로 ‘자연의 정석’과 같은 모습이었다. 북한산 자락에 들어서자 서울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다. 울창한 숲 사이로 난 길을 따라 들어서니, 눈앞에 펼쳐지는 건 마치 제주도 어느 리조트에 와 있는 듯한 풍경과 같았다.


잘 다듬어진 조경 사이로 바람이 스치며 잔잔한 새소리가 퍼지고, 곳곳에서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귓가를 맴돌았다. 라운드풀과 인도어풀이 이어진 수영장은 착각을 불러왔다. 눈을 감으면 이국적 휴양지에 와 있는 듯했고, 눈을 뜨면 북한산의 능선이 감탄사를 일으켰다.


리조트 곳곳의 디테일도 예술이었다. 호텔 침실의 넓은 유리창 밖으로 탁 트인 파노라마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눈호강’이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조용함 속에 자연의 특별한 품격을 느낄 수 있었고, 작은 창문 하나까지 사계절의 아름다움이 온전히 드러나도록 설계돼 있었다.


실제로 안토는 설계 단계부터 자연 보존을 최우선 가치로 삼았다. 600년 된 나무를 포함해 본래 자연 지형을 최대한 살려 건축물을 배치하고 조경도 주변 생태계와 어우러질 수 있도록 했다. 거의 모든 객실에서 북한산과 도봉산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안토 회원 전용 인피니티풀ⓒ한화호텔앤드리조트
◇ 10월 회원권 분양 개시…외국인 고객 비율 높여 2026년 흑자 전환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번 인수로 서울에서 5성급 호텔과 리조트를 모두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 됐다.


한화는 전국에 리조트·숙박시설 12곳을 운영 중이다. 수도권 내 5성급 리조트가 없었는데 안토를 인수하면서 ‘더 플라자’와 함께 수도권 고급 호텔·리조트를 운영하게 됐다.


향후 식음 서비스(F&B)와 키즈 프로그램 등을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퓨전 레스토랑의 메뉴와 분위기를 전면 리뉴얼하고, 최상위 고객을 위한 프라이빗 공간을 신설한다. 여기에 모바일 체크인과 룸서비스까지 가능한 디지털 예약 시스템을 도입해 고객 편의성도 높인다.


안토의 인수는 대외적으로 재무적인 측면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뤘다는 분석이 크다. 유상증자 295억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을 투입했는데 이는 시장 추정 가치 대비 현저히 낮은 금액이다. 기존 부채를 승계하더라도 약 200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관계자는 “프리미엄 리조트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안토가 시장의 새로운 기준점이 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호텔·리조트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는 오는 10월 본격적인 회원권 분양과 함께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존 회원제는 유지하되 서비스의 질을 강화해 이용률을 높인다. 20%대 수준에 불과한 현재 회원권 분양률을 2026년 6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안토 관계자는 “본격적인 회원권 판매가 시작되는 다음 달부터 최상위 고객 모시기에 나설 예정”이라면서 “대한민국의 아름다움을 만끽할 수 있는 안토 만의 차별점과 더 플라자 글로벌 세일즈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외국인 투숙 비율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성일 정상북한산리조트 대표도 “재무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며 “인수시 부채 비용 3900억원이 발생했지만 (안토의) 시장 가치가 6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운영상의 노하우 뿐만 아니라 회원권을 판매를 통해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분양률 높여 2026년까지 흑자전환을 자신했다.


조 대표는 “현재 24% 정도 분양됐다. 나머지 부분들을 3년 내에는 완수하는 게 저희의 목표”라며 “내년까지 객실점유율도 60%에서 75%로 끌어올리고 전체 매출도 117%까지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가든하우스 히노끼탕ⓒ한화앤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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