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끗한 머리에 정장 차림…"무직입니다"
10월15일 본격 심리…주 2회 '신속 재판'
法 "가능하면 12월 증거조사 마무리 계획"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가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영부인 최초로 구속기소된 김건희 여사의 재판이 24일 시작됐다. 전직 영부인이 법정 피고인석에 서는 것 또한 이번이 최초 사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는 24일 오후 2시10분 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여사의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12시35분쯤 서울남부구치소를 나와 1시25분쯤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한 뒤 구치감에서 대기하다 법정에 들어섰다. 희끗한 머리에 정장 차림을 하고 안경과 흰 마스크를 쓴 채 피고인석에 앉았다. 왼쪽 옷깃에는 수용번호 '4398'이 적힌 배지를 달았다.
이날 재판부의 허가로 본격적인 재판 시작에 앞서 1분가량 촬영이 이뤄졌다. 재판이 시작되고 피고인석에 선 김 여사는 신원을 확인하는 재판부의 질문에 "무직입니다"라고 짧게 답했다.
김 여사 측은 모두진술을 통해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기소한 공소사실 모두를 부인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해 8억1000만원 상당 부당 이득을 취득한 혐의에 대해선 "이미 과거 문재인, 윤석열 정권에서 두 차례에 걸쳐 수사가 이뤄졌고 혐의없음으로 결론났다"고 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억7000만원 상당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서도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이미 공신력 있는 다수의 여론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고 부인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통일교 현안 관련 8000만원 상당 금품을 수수한 혐의도 "그런 사실이 없다"며 역시 부인했다.
재판부는 내달 15일부터 증인을 불러 본격 심리를 시작할 예정이다. 10월 15일, 22일, 24일, 29일 주요 증인 27명에 대한 검찰 측 주신문을 몰아선 한 뒤 11월부터 매주 수·금요일마다 공판을 열고 김 여사 측 반대신문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충분한 준비절차 없이 정식 재판이 시작된 점을 감안해 9월26일 오후 3시에 별도 준비기일을 한 차례 열고 증인신문 순서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김 여사는 법정에 나오지 않을 예정이다.
재판부는 최대한 신속히 재판을 진행하겠다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12월 말까지 증거조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재판은 약 40분만에 종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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