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K-기후 벤치마크 지수 시험 계산
모(母) 지수인 코스피 누적 수익률을 소폭 상회
한국은행이 주식시장을 통한 국내 녹색금융 활성화를 위해 '한국형 기후 벤치마크'(K-PAB·CTB)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28일 'BoK 이슈노트:주식시장을 통한 녹색전환 촉진방안:한국형 기후 벤치마크지수 도입 타당성 검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박상훈 한은 지속가능성장실 지속가능성장기획팀 과장과 류기봉 조사역이 공동 집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녹색금융은 그간 은행과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녹색대출, 녹색채권 발행이 중심이었으나 주식시장의 역할은 제한적이었다.
주식시장은 기후 관련 정보 인프라와 성과 평가 체계가 미흡해 녹색금융 활성화 여건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은 투자자들이 녹색투자의 기후성과를 정량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EU 기후 벤치마크 제도'를 도입했다. 해당 지수는 파리협정 목표에 맞춘 탄소 감축 속도를 반영해 구성된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 이를 반영한 지수(PAB·CTB 지수)와 추종 펀드는 올해 6월말 기준1559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한은은 유럽연합(EU) 기후 벤치마크(투자 성과를 비교하는 기준) 사례를 참고해 한국형 기후 벤치마크 지수를 시험 계산했다. 그 결과 모(母) 지수인 코스피(KOSPI)의 누적 수익률을 소폭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유관기관이 협력해 한국 실정에 부합하는 기후 벤치마크를 설계·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새로운 벤치마크 요건을 반영한 지수를 산출하고 이를 추종하는 금융 상품을 대중화하면 자연스럽게 탄소 배출이 적은 기업으로 자금이 몰릴 것이라는 게 한은 구상이다.
아울러 이 벤치마크로 정량적 투자 기준을 제시하는 동시에 국내 녹색금융의 질적 개선과 투명성 제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한은은 "국내 기후 데이터가 미흡하고 저탄소 투자 수요가 부족하다"며 "투자자 관심도 제한적이어서 시장 조성에 한계가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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