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을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과 왕이 중국 당중앙 정치국위원겸 외교부장은 28일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에서 미국을 향해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에 반대한다고 천명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왕 외교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중·조(중·북) 관계를 잘 수호하고 공고히하며 발전시키는 것은 중국 당정의 확고부동한 전략적 방침”이라며 “우리의 책무는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가 달성한 중요 공동인식을 잘 관철하고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며 교류·협력을 긴밀히 해 지역의 평화·발전을 함께 촉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외무상은 전날 베이징에 도착해 30일까지 나흘 동안 중국에 머물 예정이다. 그가 단독으로 방중한 것은 2022년 6월 이후 처음이며, 왕 부장과 단독으로 회담한 것도 처음이다. 최 외무상은 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 열병식 등에 참석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날 당시 김 위원장을 수행했다. 약 3주 만에 다시 베이징을 찾은 것이다.
왕 부장은 이어 “현재 국제 형세가 혼란하고 강권과 괴롭힘 행위의 위해가 심각하다”며 “중국은 조선(북한)이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우려를 지지하는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선과 함께 국제·지역 사무에서 협조와 호흡 맞추기(配合)를 강화하고, 모든 형식의 패권주의에 반대하며, 양국의 공동 이익과 국제적 공평·정의를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최 외무상은 중국 전승절 80주년을 계기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 대해 “역사적 회담은 양국이 사회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조·중(북·중) 관계 심화에 전략적 지도와 강인한 동력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또 “조·중관계의 부단한 심화·발전은 조선의 굳건한 입장”이라며 “조선은 중국과 함께 양당·양국 최고 지도자의 공동인식을 잘 이행하면서 전략적인 소통을 강화하고, 우호적 교류를 증진하며, 실무적 협력을 심화해 조중 관계가 새롭고 더 높은 수준으로 발전하도록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특히 “중국과 다자 협조를 긴밀히 하고, 함께 일방주의와 강권 정치를 저지하며, 더 공평·공정한 세계 구조 건립을 추동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미국 견제를 위해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 외무상은 왕 부장과의 회담에서 다음 달 10일 예정된 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10월 10일) 기념 열병식과 관련해 중국 측 고위급 인사의 방북을 요청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시진핑 주석의 방북 문제를 조율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는 지난 4일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관련 후속조치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은 당시 정상회담에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고, 북한은 특히 경제협력 강화를 열망한다고 밝혔다.
최 외무상과 왕 부장이 회담에서 다음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반도 관련 의제를 조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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