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트럼프, 김정은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 의사 있다”

김상도 기자 (marine9442@dailian.co.kr)

입력 2025.10.01 07:12  수정 2025.10.01 08:13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018년 6월12일 싱가포르 센토사 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뉴시스

미국 정부는 30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조건 없이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최근 거론한대로) 핵 문제를 언급하지 않고도 북한과 대화하는 데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어떠한 전제조건 없이 대화하는 것에 여전히 열려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동안 김 위원장과 세 차례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안정화를 도모했다”며 “미국의 대북정책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앞서 2018년 6월 싱가포르, 2019년 2월 베트남 하노이, 2019년 6월 판문점 등에서 3차례 만난 바 있다. 마지막 판문점 만남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3자 회동이었다.


백악관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기존 미국 정부의 원칙과 목표에 변화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 비핵화’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은 북미대화의 분위기 조성 측면을 의식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즉, 트럼프 행정부도 비핵화를 중시하는 대북정책을 견지하고 있지만 비핵화를 의제로 삼는 데 북측이 동의해야만 북미 정상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21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3차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현실을 인정한 데 기초하여 우리와의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우리도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북한 관영매체들이 보도했다.


‘비핵화 포기’를 조건으로 제시한 북한의 대화 제안에 대해 ‘비핵화 견지’를 간접 시사하는 동시에 ‘전제조건 없는 대화’라는 ‘역제안’을 한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이에 따라 내달 말 한국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정상회의에 한국을 방문할 예정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계기로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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