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號 파열음…한동훈 '당게' 조사에 "부끄럽고 천박" "돌이킬 수 없는 강" [정국 기상대]

김수현 기자 (water@dailian.co.kr)

입력 2025.12.11 05:00  수정 2025.12.11 05:00

필버 와중에 흠집 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당내에서도 "인격살인" "내부총질" 개탄

박정훈 "드잡이하고 난리 치고 있는 것"

"시기 고려해도 생뚱·어리석은 악수(惡手)"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12월 11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회의를 하던 중 잠시 문을 열어 장동혁 등 의원들을 배웅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 가족 연루 의혹이 제기된 '당원 게시판 논란'의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것을 두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당 내부적으로는 대여 투쟁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특정 인물을 흠집내겠다는 일념 하나로 당 내홍만 격화시키는 '부끄럽고 천박한 행위'라는 맹렬한 비판까지 쏟아진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전날 한동훈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 가족 이름과 동일한 이름을 사용하는 당원 4명이 서울 강남병 선거구 소속이며, 휴대전화 번호 끝 4자리가 동일하다"고 밝혔다.


또 "이들 4명은 지난해 12월 16일부터 19일까지 순차적으로 탈당했다"고 했다. 같은 해 11월 5일 당원 게시판 논란이 불거지고 한 달여가 지난 시점이다. 이어 "당원 게시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거나 그 결과나 관련 자료를 확보한 사실은 없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기반한 추측성 보도나 확대 해석을 자제해 달라"고 밝혔다.


당무감사위는 조사 완료 후 위원 의견을 모아 당 윤리위에 회부할 예정이다. 해당 시점은 정기국회 마지막 날로, 가맹사업법을 두고 진행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허용 여부를 놓고 여야 대치가 격화됐었다.


한동훈 전 대표는 같은날 SBS 유튜브에 출연해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윤어게인' 하면서 장동혁 대표가 데려온 사람"이라며 "최근 장 대표가 코너에 많이 몰리다 보니 당내에서 정적을 어떻게든 공격해 당내 분란을 일으키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코너에 몰린 장 대표가 코너를 벗어나는 방법은 민주당을 더 공격하거나 당내 정적을 제거하는 것"이라며 "장 대표는 당내 정적 제거를 선택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 지도부의 상황은 타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경내에서 열린 12·3 비상계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지지자들에게 정숙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정치권에서는 당무감사위가 조사를 시작한 지 2주도 안 된 시점에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한 건 한 전 대표를 압박하려는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원 게시판 논란이 가족들의 실명까지 거론되는 상황으로 번지며 당 전체에 불필요한 소모전을 만들고 있다"며 "장동혁 대표 체제 성공을 위해서는 내부 갈등을 멈춰야 한다"고 했다. 당원 게시판 조사에 착수한 당 지도부를 향해 이를 중단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김 의원은 "국민은 분열이 아니라, 오직 민생을 향해 단합된 국민의힘을 원한다"며 "내부 단합도 하지 못하는 정당이 어떻게 국민의 민생을 지키고 정부·여당을 견제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 체제가 성공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성공을 위해서는 내부 갈등을 멈추고, 대여 전선에 집중하며 국민 민생을 최우선에 두어야 한다"고 했다.


양향자 최고위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에 출연해 "익명의 당원 게시판을 가지고 표적으로 정치 보복을 하는 인식을 주는 것은 안 된다"라며 "누구를 죽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야말로 독재이고, 우리가 대여 투쟁을 할 수 없게 만드는 문제"라고 충고했다.


친한계로 꼽히는 박정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무감사위가) 실제 작성자 확인 절차 진행 중이라면서 가족 이름과 동일 이름이라며 자녀의 이름까지 거론했다"며 "이는 명백한 개인정보 침해이자 민주적 절차와 정당 운영에 대한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박정훈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직격했다. 그는 "통일교 문제로 우리가 완전 주도권을 잡고 있는데 (갑자기) 당 당무감사위원장이 그것도 개인 명의로 냈다"며 "말이 되는 내용이냐. 자녀의 실명까지 다 냈다. 그런 인권 유린이 세상에 어디 있나"고 비판했다.


이어 "정당법상 당원 명부는 열람할 수 없게 돼 있다"며 "(글이 올라올 당시) 대통령이 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서 당이 건전한 비판을 하는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익명 게시판에 누구든 얼마든지 그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하루에 2~3건 정도인데 그걸 갖고 지금 드잡이를 하고 난리를 치고 있는 것"이라며 "법적으로도 문제 될 게 없고 그걸 들여다 본 것 자체가 명백한 법 위반이다. (이호선 위원장이) 형사처벌을 피해 갈 수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설전이 이어지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대여 투쟁에 힘을 쏟아야 하는 시점에 다른 데 힘을 뺏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부터 '8대 악법' 저지를 위한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내란전담재판부, 법왜곡죄 등을 '사법 파괴 5대 악법', 유튜버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을 '국민 입틀막 3대 악법'으로 규정했다.


국민의힘은 농성의 종료 시점을 정하지 않고 '8대 악법'을 저지할 때까지 이어간다는 방침인데, 당력을 하나로 모아 정부·여당과 맞서기 시작해야 할 시점에 때맞춰 한 전 대표의 당원 게시판 의혹을 건드려 당내 갈등을 폭발시키는 것은 자멸하는 방법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이날 데일리안과의 통화에서 "한동훈 전 대표가 당시 지도부였을 때도 이야기가 나왔던 부분인데, 그 당시 조사를 해서 밝혔음 될 것을 지금 여당에 끌려다니고 공격당하는 상황에서 자멸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확히 근거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정보까지 유출시키려고 하는 것 자체가 우리 당이 반성해야 하는 지점"이라며 "적절한 시기가 이미 지났다. 누가 봐도 장 대표가 다른 생각이 있지 않으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 당력을 총집중해도 부족할 판에 제정신이 나간 짓"이라며 "일언반구의 가치도 없는 부끄럽고 천박한 짓"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당을 위해 싸우는 사람을 흠집 내고 왜 갈라치려고 하느냐"며 "시기를 고려해도 너무 생뚱맞고 어리석은 '악수(惡手)'나 다름없다. 당 전체 상황을 봐도 점입가경"이라고 질타했다.


국민의힘 한 당직자는 통화에서 "한 전 대표가 했던 행위가 잘못은 했다. 그런데 지금 시기에 당무 감사를 하는 게 맞나라는 의구심이 생긴다"며 "그걸 해서 얻을게 뭐냐. 차라리 메시지를 명확하게 써달라. 당이 어디로 가고 싶어하는건지 모르겠다"고 물었다.


또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는 "지도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강력한 당권을 기반으로 지방선거를 이끌어서 승리로 나가고자 하는 것이냐. 그게 아니라면 당 대표가 개인적 감정으로 그래선 안된다"며 "지지층 결집을 위한 하나의 수단일지라도 지금 굳이 당원 게시판을 건드리는 행위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본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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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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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자의향기
    진짜 부끄러운 것은 윤석렬이가 국힘이 배출한 대통령이었다는 것이다!
    2025.12.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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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m
    진짜 부끄러운건 윤대통령탄핵에 찬성한것아다!
    2025.12.1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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