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0원대 고환율 시대…“주택 거래량 급감·가격 정체”

이호연 기자 (mico911@dailian.co.kr)

입력 2025.10.10 06:00  수정 2025.10.10 06:01

국토연구원 ‘환율과 주택시장 인과관계’ 분석 연구

1300원 넘어가면 주택거래·가격 전반 ‘위축’ 뚜렷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딜러가 통화를 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4.2원 오른 1402.9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이 넉 달 만에 1400원대를 돌파하면서 주택 매매시장에 미치는 영향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고환율로 인해 주택 매매거래량이 크게 감소하고 시장 위축으로 가격은 정체될 것이라는 국토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10일 국토연구원의 ‘환율 변동이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시사점’이라는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환율은 단기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주택가격 변동에 상당한 수준의 영향을 미쳤다.


지난 2000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주택매매 가격, 물가상승률, 인·허가, 환율, 실물경기 등과의 관계를 정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 2010년~2024년까지 주택시장의 유동성 공급에 영향을 미치며 인과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보고서에서는 환율이 매매가격에 직접 작용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자재비와 건설비 등 주택 공급 원가에 영향을 미치고 이로 인한 부담이 분양가나 매매가격에 전가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또 환율은 기준금리 압력을 동반해 대출금리 상승과 유동성 축소로 이어져 주택 구매 수요를 제약했다. 전반적 주택거래량 축소, 실수요자들의 접근성 저하, 가격 상승세 둔화 등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환율이 1300원 이상일 경우 일정 시차를 두고 거래, 공급, 가격 전반에서 위축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고 1400원을 넘어서면 거래량은 크게 감소했다. 다만 시장 위축으로 가격 변동은 거의 없었다.


인허가 물량은 환율 1300원 이상 구간부터 줄었고 1400원 이상에서는 큰 폭으로 감소했다.


실증분석 결과, 환율이 1% 상승하면 11개월 간 누적 주택 매매가격은 0.4% 하락하고 거래량은 5개월 누적 3.15% 감소했다. 전세 값은 0.56% 떨어졌다.


연구서를 작성한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환율 상승은 단기적으로 부동산시장 전반의 불확실성을 빠르게 확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고 2020년 이후에는 2개월 이내 강한 반응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 급등 국면에서는 시장참여자들의 기대가 불안정해지고 투자 및 거래 활동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정책적 조기 경보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고환율 시기 착공과 인허가 등 공급이 감소하는 특성을 고려해 공공 주도 인허가 확대, 건설금융 지원, 분양 리스크 완화 조치 등을 병행해 중장기적으로 공급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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