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년부터 탄소세 본격화…탈탄소 전환 불가피
LNG·암모니아 추진선 수요 급증…K조선에 기회
조선 3사 친환경 기술 앞세워 글로벌 선주사 공략
국제해사기구(IMO)가 글로벌 탄소세 제도를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리고 있다. 강화되는 규제에 따라 선주사들이 친환경 선박 발주에 속도를 내면서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 조선 3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IMO는 이달 중 열리는 해양환경보호위원회(MEPC) 임시회의에서 탄소요금제 도입을 최종 확정할 전망이다.
오는 2028년부터 본격 시행될 탄소세는 선박이 사용하는 연료의 탄소함량에 대한 제한기준을 정하고, 이를 초과 사용한 선박에 대해 부과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선박 연료유의 탄소함량 기준을 매년 단계적으로 강화해 궁극적으로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취지다.
선박이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연료(중유·경유)를 토대로 한 탄소함량 기준은 2028년부터 매년 기준치가 강화된다. 탄소부과금은 온실가스 초과 배출량 기준치에 따라 톤(t)당 100달러와 380달러 등 2단계로 구분돼 부과된다.
대형 컨테이너선이나 원유 운반선처럼 장거리 항로를 오가는 선박일수록 부담금 규모가 커지게 된다. 단순 운항비 외에 대규모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선주사들은 노후 선박 교체나 교체에 나설 수밖에 없다.
단기적으로는 디젤과 함께 액화천연가스(LNG), 암모니아를 쓰는 이중연료 설비를 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설비 교체 비용과 탄소 감축 효과를 고려하면 아예 LNG 추진선이나 암모니아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을 새로 발주하는 해운사가 많을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실제 친환경 선박의 신조 시장 점유율도 늘고 있다. 조선해운시황 전문 기관 클락슨 리서치는 2031년까지 친환경 선박 수주만 매년 150조원 이상, 총 1500조원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헸다. 이에 국내 조선사들은 이미 선제적으로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글로벌 선주사와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최근 암모니아 추진선에서 발생하는 오염수 처리장치와 독성 위험구역 설정 시스템을 자체 개발하고 최근 미국 선급(ABS)으로부터 기본인증(AIP)을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삼성중공업도 지난달 프랑스 선급(BV)으로부터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추진 원유 운반선의 기본인증을 받았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세계 최대 해운사 중 하나인 대만 양밍해운으로부터 LNG 이중연료 추진 컨선 7척을 수주했고 수주 금액은 1조9336억원에 달한다.
정부도 지원 사격에 나섰다. 현재 정부와 전문 연구기관들은 공동으로 탄소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연료전지 선박 전력공급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와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를 결합한 해당 기술은 국내 조선업계의 탈탄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탄소세가 시행되면 선주의 운항비 계산 구조가 달라지는 만큼 친환경 선박 발주는 불가피하다”며 “K-조선이 확보한 친환경 기술 우위가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 확대 국면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