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③ 추미애에 與지도부까지…'차기 경기지사', 여야 물밑 싸움 시작

김찬주 기자 (chan7200@dailian.co.kr)

입력 2025.10.05 00:00  수정 2025.10.05 00:00

민주당세 강한 경기도, '나경원·추미애'

맞대결 시 지방선거 최대 관전 포인트

현역 김동연 경기지사, 여당 후보 1위

국민의힘선 김은혜 1위…안철수는 2위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뉴시스

내년 경기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나경원·추미애(나·추)' 대결설이 흘러나오고 있지만 성사 가능성은 안갯속이다. 대결이 거세질수록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지는데 따른 현상 아니냐는 해석이다.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발생 등 여러 가능성이 얽혀 있어서, 경기지사 구도는 쉽사리 조기 가시화되지 않을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도부까지 선거에 뛰어들 기세다. 전국 최다 유권자를 보유하고, 진보세가 두드러진 경기도의 정치적 파급력을 고려할 때 선거 흥행은 자명하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소속의 현역 경기지사인 김동연 지사가 일부 여론조사에서 후보 적합도 1위를 기록하는 가운데, 자천타천 예비후보들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해지는 형국이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약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여당에서는 법사위원장인 6선의 추미애 의원과 당 지도부인 김병주·이언주 최고위원이 후보군으로 꼽힌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김병주 경기도지사? 여러분 생각은 어떠세요? 댓글로 남겨주세요"라며 경기지사 출마의 뜻을 내비쳤다.


추 의원의 경기지사 출마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지역구부터가 경기도 소속(하남갑)이다. 지난해 5월 16일 '명심'(明心·이재명의 의중)이 자신에게 있다며 강성 당원들의 전폭적 지지 속에 '어의추'(어차피 국회의장은 추미애)라는 말을 만들어 냈지만, 우원식 의원에게 패배했다.


이에 강경파로 꼽히는 추 의원 입장에서는 민주당세가 강한 경기도의 수장으로 당선될 경우 강성 당원들의 뒷배를 얻을 수 있다. 나아가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지사를 역임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에도 상징성을 부여할 수 있게 된다.


5선의 나 의원은 상황이 다르다. 지역구부터 서울(동작을)이다. 나 의원이 서울시장이 아닌 경기지사 출마를 택할 명분이 약하다는 평가다. 나 의원 외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꼽히는 인사들은 모두 경기도에 지역구를 두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기 지역구도 아닌 국회의원이 경기지사에 출마하면 경기도민이 뭐라고 생각하겠느냐"며 "일례로 경기지사를 지낸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후보조차 의원 시절 지역구가 경기도 부천(소사구)이지 않았냐"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지방선거 선거연대를 한다는 전제 아래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바라보는 시각이 있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선거연대를 하게 된다면 수도권 3개 권역(서울·인천·경기) 중 하나는 상징적으로 개혁신당에 내줘야 할텐데, 어차피 개혁신당에서 경기지사에 출마할 인재가 마땅치 않은 만큼, 이준석 대표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재부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구 출신으로 과거 국민의힘의 전신인 새누리당에서 17~20대 국회의원을 지낸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지난 2022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도전했던 경험이 있다. 그러나 유 전 공동대표는 당시 경기도 소속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한 김은혜 의원(분당갑)과 당내 경선에서 맞붙어 패배했다. 이후 유 전 공동대표는 일단 정계의 2선으로 물러나 있는 상태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집무실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이처럼 여야 거물급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경기지사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범진보 진영에서는 현역 김동연 지사가 여당 후보 적합도 1위(23.9%)를 기록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16일 드림투데이가 휴대전화 가상번호(ARS) 100%로 여론조사기관 윈지코리아컨설팅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다.


이어 △추미애 11.7% △김병주 8.7% △김용민 6.1% △한준호 5.2% △염태영 4.6% 순으로 조사됐다. '그 외 다른 인물'은 7.8%, '잘 모르겠다'는 7.9%였다. '적합한 후보가 없다'는 응답도 24.3%였다. 특히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김 지사가 35.0%로 1위를 유지했고, 그 뒤는 △추미애 19.0% △김병주 8.9% 순으로 나타났다.


범보수 진영에서는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4.6%를 얻어 선두에 올랐다. 김은혜 의원은 지난 경기지사 선거에 출마했지만, 김 지사에게 석패했다. 당시 경기지사 선거 결과 김동연 후보는 득표율 49.06%, 김은혜 후보는 48.91%로 두 후보간 차이는 0.15%p에 불과했다.


이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13.1% △유승민 전 공동대표 11.4%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5.2% 순으로 조사됐다. '그 외 다른 인물'은 9.8%, '잘 모르겠다'는 7.9%, '적합한 후보가 없다'는 28.1%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도 김 의원이 39.8%로 1위를, 그 뒤는 △안철수 26.0% △이준석 4.6% 순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연구소장은 최근 라디오에서 "현역인 김동연 지사가 있는데 민주당 내에서 도전자가 너무 많고, 국민의힘에서도 김은혜 의원은 물론, 안철수 의원에 유승민 전 의원까지 하나 둘 후보군이 늘어나는 추세다. (다음 지방선거에선) 서울시장보다도 경기도지사 선거가 더 치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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