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게임 과몰입, 억압한다고 해결 안돼…기회로 만들어야"

15일 K 게임 현장 간담회 모두발언

"구더기 생긴다고 장독 없애나"

"국부창출 도움…진정한 수출"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성동구 펍지 성수에서 열린 K-게임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스포츠의 날을 맞아 K-게임 산업 진흥과 관련해 "게임 과몰입 문제로 규제해야 한단 생각도 많고, 또 일부 국민들도 걱정하시는 측면이 있지만 억압한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우리가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5일 오전 인기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복합 문화 공간인 'PUBG(펍지) 성수'를 방문해 "이제는 정책 방향도 바꾸고,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문화산업 국가로 만들자고 하는 게 정부의 생각"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게임 산업을 지원했던 것을 언급하면서 "당시에 내가 느꼈던 것은 정부의 기본적 마인드가 게임을 마약과 함께 4대 중독으로 규정해 여기에 지원은커녕 억압 정책을 하는 바람에, 당시 중국보다 우리가 앞서 있다가 갑자기 확 추월을 당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어 '게임 과몰입' 문제를 두고 "내가 어릴 때 동생이 만화 가게에서 안 나오면 잡으러 다녔는데 지금은 웹툰·애니메이션이 하나의 큰 산업이 돼 있지 않느냐"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너무 재밌으니까 과몰입 문제는 있는데, 그 부작용은 부작용대로 대처하고 해결해 가면서 기회로 만들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또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겠지만 이게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매우 크게 도움이 되는 산업이라 생각한다"며 "좋은 일자리가 되게 만들어야 되고, 일자리가 많아질 수 있게 정책적으로 지원해야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게임 하나가 성공해서, 또 게임사업자 입장에서 매출이 올라가고 영업이익이 대폭 늘어나는 것도 즐거운 일이겠지만, 거기에 종사하는 또는 연구 개발이나 관리에 참여하는 젊은 직원들, 청년들도 과연 그만큼의 혜택과 기회를 누릴 수 있느냐라는 게 나의 관심사"라고도 강조했다.

나아가 "아마 오늘 여러분이 한 말 중에 노동시간 탄력적인 운영 얘기가 많은 것 같다"며 "사업자·개발자만 보는 게 아니라 고용된 젊은 사람들, 청년들이 최소한의 인권이 보장되지 않거나 아니면 소모품으로 사용되고 혹시라도 버려지는 그런 최악의 현상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게 우리의 일"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사업자의 윤리·도덕 감정에만 맡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일종의 제도로서 보장도 해야 되기 때문에 어쨌든 이 두 가지 충돌되는 문제를 지혜롭게 잘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어떤 문제가 있다고 해서 일 자체를 포기하면 안 된다"며 "구더기가 생기면 (장독의) 구더기를 막을 연구를 열심히 해야지, 구더기가 많이 생긴다고 장독을 없애버린다든지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건 정책 판단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부 창출에도 크게 도움이 되고 대한민국처럼 자원 부족한 나라, 수출로 먹고사는 나라는 이런 게임 수출이 진짜 진정한 수출인 것 같다"며 "이것을 특정 소수가 독점하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기회와 이익을 함께 나누는 좋은 산업으로 만들 것인지를 함께 논의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