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이익 3조 돌파, 플래그십·보급형 모두 선전
Z·S 시리즈 수익성 견인·A시리즈 판매 개선에 ‘갤럭시 존재감’ 강화
4분기 변수는 ‘품목별 관세’…삼성, 영향 최소화 전략 주목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가 갤럭시 S25·Z7 등 프리미엄 제품과 중저가 라인업 판매 확대에 힘입어 3분기 3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86조원, 영업이익 12조1000억원의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2%, 31.81% 증가한 수치다.
뚜렷한 메모리 반도체 회복세로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7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D램과 낸드 모두 평균판매가격(ASP)이 상승했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역시 판매량이 전분기와 견줘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이익 개선에 발목을 잡았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도 적자 규모를 1조원 미만으로 줄였을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DS부문 부진 속에서 실적을 방어해 왔던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3분기에도 긍정적인 흐름을 이어갔다. MX사업부는 전년 동기(2조8200억원)를 크게 웃도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13~14일 리포트를 발행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3분기 MX 사업부 예상 영업이익은 3조원~3조6000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최대 28% 증가한 수치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출액은 스마트폰 출하량이 예상치를 상회했고 영업이익은 스마트폰 수익성 개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X/NW 3분기 영업이익을 전분기 보다 12% 증가한 3조5000억원으로 예상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MX는 모바일 제품 차별화 기조 속 판매 확대가 강하게 발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고,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Z폴드의 성공을 비롯한 제품 믹스 개선 효과와 적극적인 원가 혁신 노력이 중첩되며,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3분기 이익 호조 배경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 판매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공통적이다. 7월 말 출시된 갤럭시 Z 플립7과 폴드7 국내 사전판매에서 시리즈 역대 최다인 104만대 판매를 기록하며 흥행 조짐을 보였다. 특히 폴드7은 두께가 8.9mm로 얇아지고 무게도 줄어 휴대성이 개선된 점이 호평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3분기 플립7 출하량이 220만대를, 폴드7이 180만대를 각각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올해 초 출시된 S시리즈 판매 호조도 뒷받침했다. 3분기 S25 시리즈와 S24 시리즈가 각각 800만대, 200만대 출하되며 견조한 성장을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라인업은 A시리즈 판매 증가 등으로 올 3분기 4400만대가 출하돼 전년 동기 보다 11%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은 A시리즈 등에 통역·실시간 번역 등 갤럭시 AI 핵심 기능을 확대 적용하며 중저가 라인업 경쟁력을 강화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중저가 신제품 ‘갤럭시 A36’ ‘갤럭시 와이드8’ ‘갤럭시 버디4’가 삼성 판매량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버디4는 5월, A36과 와이드8은 각각 6월 출시됐다.
결과적으로 프리미엄 제품이 수익성을 견인하고, 중저가 라인업이 물량을 뒷받침하며 3분기 실적 개선을 동시에 이끌었다는 평가다.
3분기 삼성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은 약 60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4%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 평균판매단가(ASP)는 306~308 달러로 전년 대비 2~4%, 전분기 대비 11~14% 넘게 뛰었다. DS투자증권은 이 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6300만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다만 4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MX 실적이 다소 주춤할 전망이다. 서버용 DDR5와 eSSD 수요 증가 등으로 4분기 D램, 낸드 출하량이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모바일은 신제품 효과가 약화되며 판매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4분기의 경우 계절적 판매량 축소로 해당 부분 감익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이 기간 스마트폰 출하량이 5100만대로 전분기 대비 15%, 전년 동기 대비 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마트폰 ASP 역시 전분기 보다 15% 떨어진 263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럼에도 작년 4분기 영업이익(2조1000억원) 수준이거나 이를 웃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래에셋증권은 4분기 MX 사업부 영업이익이 2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고, 대신증권 2조1080억원, 키움증권 2조3000억원, KB증권 2조5000억원으로 각각 전망했다.
스마트폰을 비롯한 차세대 폼팩터로 삼성전자는 막판 뒷심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먼저 삼성 XR 헤드셋 '프로젝트 무한' 공개가 오는 22일 예고돼있다. 안드로이드 XR은 삼성전자, 구글, 퀄컴이 공동 개발한 플랫폼으로, AI 모델 구글 제미나이(Gemini)가 탑재되며 퀄컴의 스냅드래곤 XR2플러스 2세대 칩셋이 적용된다.
기기 제조는 삼성이, OS(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는 구글이, 반도체·칩셋은 퀄컴이 각각 맡는 협력 구조다.
이달 중 공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트라이폴드(가칭 '갤럭시Z 트라이폴드')는 메인 디스플레이를 두고 양쪽 패널을 안쪽으로 두 번 접는 듀얼 인폴딩(dual in-folding) 구조가 유력하다. 인폴딩은 접었을 때 화면이 보호되는 반면, 바깥으로 접는 아웃폴딩(out-folding) 방식은 화면이 외부에 노출되는 차이가 있다.
삼성전자는 10월 31일부터 11월 초까지 경상북도 경주시 보문단지 일대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행사장 내 전시 공간에서 트라이폴드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구글이 공동으로 준비 중인 AR(증강현실) 안경 ‘프로젝트 해안(가칭)’은 내년 공개가 예상된다. 일반 안경과 거의 구별이 어려울 만큼 얇고 가벼운 글라스 형태로, 일상적인 착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결과적으로 갤럭시 S·Z 시리즈 호조와 보급형 A시리즈 판매 개선, 신규 폼팩터 효과로 올해 모바일 사업부에서 전년 수준을 웃도는 12~13조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지 주목된다. 작년 모바일 사업부 영업이익은 10조6000억원이었다.
증권가에서는 키움증권 12조3813억원, 대신증권 12조8110억원, 미래에셋증권 13조원, KB증권 13조4000억원으로 각각 추정했다.
DS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16조2000억~19조1400억원으로 예상돼 반도체에 이어 ‘갤럭시 존재감’이 한층 두드러질 전망이다.
다만 4분기 반도체·스마트폰 폼목별 관세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제품에 내장된 칩의 추정 가치에 일정 비율을 곱해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관세가 적용될 경우 제조사가 비용을 부담하든,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든 타격은 불가피하다. 제조사가 비용 상승분을 떠안으면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고 가격 인상으로 대응할 경우에는 수요 위축이 뒤따를 수 있다.
삼성은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글로벌 생산·판매 전략을 구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삼성이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기회와 리스크 요인을 다각도로 면밀히 분석해 사업을 영향 최소화"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3분기에도 추가 언급이 나올지 주목된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