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포프 페달포인트 CEO와 인터뷰
재사용·재활용·재판매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기업 비전 제시
"3년 내 완전한 순환체계 구축"…美 자원순환 허브로 성장 가속
트로이카 드라이브 핵심축, 이차전지 소재 원료 조달 거점 역할
"고려아연보다 훨씬 더 큰 회사,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통합 재활용 시설을 만드는 게 우리의 목표입니다."
지난달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페달포인트 사무실에서 만난 마크 포프 최고경영자(CEO)는 이같이 밝히며, 단순한 '재활용'을 넘어 '재사용-재활용-재판매'를 아우르는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페달포인트는 고려아연이 미국 내 설립한 자회사로, 고려아연의 자원순환 사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페달포인트 산하의 자회사들은 수거–전처리–금속회수–트레이딩으로 이어지는 '자원순환 밸류체인'을 구성해 시너지를 창출하고 있으며 고려아연의 이차원료 조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페달포인트는 미국과 프랑스에 자원순환 관련 자회사를 통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에브테라는 전자폐기물 수거 및 파쇄해 인쇄회로기판(PCB)과 같은 유가금속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도시광산 기업이며 이그니오는 미국 및 유럽에서 조달한 PCB를 소성해 중간재를 생산하는 곳이다. 캐터맨은 비철금속과 환경상품 트레이딩을 담당하고, 엠디에스아이는 대형 IT기업의 폐IT 자산의 회수와 재사용을 지원한다.
포프 CEO는 단기 목표를 재활용에 재사용과 트레이딩 기능을 결합해 완전한 순환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대형 IT기업이나 제조사가 어떤 형태의 전자폐기물을 가져와도 재사용·재활용·재판매가 가능한 통합 리사이클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그는 "이런 구조를 3년 안에 완성해 고려아연이 미국 내 공장을 가동할 때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단기 목표였다"며 "장기적으로는 트레이딩과 재활용, ITAD(IT 자산처분) 등 모든 순환 기능을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통합 재활용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포프 CEO는 이어 "우리는 단순한 폐기물 처리 기업이 아니라, 자원을 순환시키고 가치를 새로 창출하는 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고려아연 그룹 내에서도 재활용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핵심축이자,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독립적인 경쟁력을 가진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페달포인트는 고려아연이 추진 중인 신사업 '트로이카 드라이브(▲신재생에너지 및 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 전략의 핵심 축으로 꼽힌다.
포프 CEO는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첫 번째 축이 재생에너지라면, 두 번째 축은 자원순환 분야"라며 "페달포인트는 바로 이 두 번째 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그니오와 에브테라를 통한 재활용 자원 확보, 캐터맨을 통한 글로벌 원료 조달을 병행하며 온산제련소에 안정적으로 원료를 공급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페달포인트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의 여파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은 페달포인트의 자회사인 이그니오홀딩스 인수가액이 과도하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포프 CEO는 "여전히 영풍 측이 언론을 통해 우리를 공격하고 있다"며 "그들의 평가는 스타트업 단계였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단기 실적 중심의 오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영풍 측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 기준)은 완전히 잘못됐다. 우리의 수익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실제 인수가액 대비 멀티플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며 "그들의 계산은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그니오 인수는 1~2년 실적이 아니라 향후 10년간의 수익을 보고 결정한 장기 프로젝트였다"고 덧붙였다.
포프 CEO는 "우리는 이미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내년에는 연간 기준 흑자를 기록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날수록 영풍 측이 잘못된 판단을 했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페달포인트는 올해 상반기 설립 이후 처음으로 영업흑자를 기록하며 전자폐기물과 재생금속 등 이차원료 분야에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 궤도에 올랐다. PCB 스크랩 처리량이 늘면서 고수익 원료 비중이 확대됐고, 폐기물 소싱 역량 강화와 비용 효율화가 맞물리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자회사 캐터맨과의 트레이딩 시너지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경영권 분쟁에 따른 사업 운영 리스크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불확실성 때문에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거의 영향이 없다"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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