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술파티로 전락했다는 논란을 불러일으킨 패션 매거진 W코리아의 유방암 기부 행사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뒤늦은 사과에도 불구, 기부금 관련 해명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있다. 이에 대해선 다시금 침묵을 고수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는 제20회 유방암 인식 향상 캠페인 ‘러브 유어 더블유 2025’(Love Your W 2025) 자선 행사가 개최됐다. BTS 뷔·RM, 빅뱅 태양, 에스파 카리나, 아이브 장원영·안유진, 배우 변우석, 방송인 조세호 등 유명 연예인 9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행사 내용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가수 박재범이 여성의 신체를 묘사하는 가사가 담긴 노래 ‘몸매’를 부르는가 하면, 행사에 참석한 연예인들의 음주가무가 담긴 사진과 영상들이 공식 SNS 계정에 게재되면서 비판이 이어지기 시작한 것. 박재범을 비롯해 참석 연예인들의 명단까지 공유되며 비난의 화살이 참석자들에게 쏠렸으나, W코리아의 침묵이 길어져 더 큰 비난이 쏟아졌다.
결국 지난 19일, W코리아는 “유방암 환우 및 가족분들의 입장을 세심하게 고려하지 못해 불편함과 상처를 드리게 된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 “캠페인 취지에 공감하며 선한 마음으로 참여해 주신 많은 분들이 논란으로 불편함을 겪으셨을 것을 생각하면 송구할 따름”이라고 뒤늦게 사과했으나, 정작 대중들이 제기한 일부 의문에는 답하지 않아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행사 취지와는 무관한 언행에 대한 비판 속, 행사 주최자인 W코리아의 기부금 내역 또한 도마 위에 올랐었다. 당초 W코리아는 20년간 한국유방건강재단에 1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으나, 한 매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07년부터 올해 11월까지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한 금액은 총 3억 1569만 원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W코리아는 직접 전달한 금액 외에 캠페인 참여 기업과 개인이 별도로 기부한 금액을 포함한 수치라고 해명하면서, 2006년부터 2024년까지 9억 6000만 원, 올해 1억 5000만 원을 추가해 총 11억 원이 맞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W코리아가 12월로 예정돼 아직 기부가 이뤄지지 않은 올해 기부액 1억 5000만 원을 누적 기부액에 포함시킨 것을 두고 비판했으며, 구체적인 기부 내역과 참여 기업 명단 등을 공개해 달라는 요구도 제기했다. 그러나 W코리아는 이에 대해선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W코리아의 이번 사태에 ‘상처받았다’는 호소는 이어진다. 그룹 AOA 출신 권민아는 “아버지는 췌장암으로 떠났고, 언니는 유방암으로 수년간 불안에 떨고 있다”며 “진심으로 유방암 환자를 걱정하고, 생각하고 또 그들의 가족 마음까지 헤아렸다면 그런(W코리아 유방암 캠페인) 술파티는 절대 열리지 않았을 것 같다. 선한 기부를 했다는 것은 얼마가 됐든 금액이 중요치 않고 그 행동 자체에 본받을 점이 있다고 느끼지만, 화려하고 멋지고 즐거워 보이는 사진 속에 제목이 유방암이라 글쎄요. 많은 생각이 들고 보는 순간 불편했고 괴로웠다”고 말했다.
유튜버 정선호는 20일 자신의 유튜버 채널에 ‘유방암 수술하신 엄마에게 ‘몸매’ 노래 들려 드려 봤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으며, 이 영상에서 유방암 인식 개선 행사에서 부른 박재범의 ‘몸매’를 들은 어머니는 “이게 뭐냐. 인식 개선 캠페인이라면서 이런 노래를 부르냐. 갖고 노는 조롱이지 이게. 기분 나쁘다. 여성으로서는 수치스럽고 민감한 것인데, 그걸 가지고 이런 노래를 하면 기분이 좋겠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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