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4.5t 고중량 미사일 발사 가능성…APEC 전 '핵 보유국' 이미지 재확인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입력 2025.10.23 00:00  수정 2025.10.23 00:00

화성-11다-4.5 개량형 추정…350㎞ 날았다

트럼프 대통령 방한 앞두고 '관심끌기' 차원

안보실 "추가발사 관련 동향 면밀히 주시"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22일 오전 동북부 내륙 지역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했다. 미·중 등 주요국 정상이 참석하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불과 일주일 앞둔 시점에 감행된 도발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국제무대의 시선이 한반도로 쏠린 틈을 타 존재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 10분께 북한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 발을 포착했다"며 "포착된 북한의 미사일은 약 350㎞로 비행했으며 정확한 제원에 대해서는 한미가 정밀 분석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해왔으며, 발사 즉시 탐지 후 추적했다"며 "미국·일본 측과도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은 굳건한 한미 연합방위태세 하에 북한의 다양한 동향에 대해 예의주시하면서,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이날 발사한 미사일은 내륙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해 9월 18일 발사했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기종과 사거리 등을 분석하고 있다.


화성포-11다-4.5는 '북한판 이스칸데르'라 불리는 KN-23 SRBM의 탄두를 키워 4.5t짜리 고중량으로 개량한 미사일이다.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을 처음 공개했는데 조만간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선 5번째 탄도미사일 발사다. 지난 5월 8일 화성-11형 등 여러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서 발사한 이후 167일 만이다.


특히 북한의 이날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의 APEC 정상회의 계기 방한을 앞두고 이뤄져 대뇌외 압박을 위한 무력 시위로 보여진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한미 정상간 합의, 미중 정상간 회담에서 자신들에게 불리한 합의가 나오지 않도록 포석하는 것"이라면서 "비핵화 불가 재확인과 북한문제가 소외되지 않도록 관심끌기를 하며 특히 분쟁해결사를 자처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관심끌기 차원"이라고 분석했다.


궁극적으로는 중국·러시아의 뒷배를 바탕으로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굳히려는 포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양 교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을 기대할수도 있을 듯"이라며 "찔러보기 차원이며 만난다면 한미군사훈련을 중단하고 'No 핵, No 조선'을 인식하고 나오라는 압박용"이라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APEC 정상회의 개최 일주일 전 정치적·안보적 파급이 예상되는 시점에 쏜 것은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강한 행보로 볼 수 있다"며 "무력시위를 통해 APEC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 메시지는 보내되 지나치게 도발적 행동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시점을 조절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실험이든 훈련이든, 내륙통과 수준의 사거리라면 한반도 중부 및 그 이상의 사거리를 갖는 탄도미사일 가능성이 있어 대남을 겨냥한 의도적인 발사로 볼 수 있다"며 "APEC 정상회의에서 혹여 다뤄질 북한 관련 논의에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부각시키는 의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얘기되는 것과 상관없이 대화에 연연하지 않으며 핵무력 강화에 매진하겠다는 메시지"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국가안보실 주도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과 관련해 '긴급 안보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안보실은 "회의에서는 국방부와 군의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한반도 상황에 미칠 영향을 평가했다"며 "정부는 북한의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 가능성 등 관련 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필요한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맹찬호 기자 (maengh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