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EC CEO 서밋서 새로운 에너지 안보 강조
'전력망·핵심광물·디지털 수요관리' 세 축 제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개막일인 29일 경주실내체육관에 마련된 비즈니스 미디어센터에 조석 HD현대 부회장의 연설이 생중계되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개막일인 29일 경주실내체육관에 마련된 비즈니스 미디어센터에 조석 HD현대 부회장의 연설이 생중계되고 있다.ⓒ데일리안 백서원 기자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의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이 에너지 전환과 탄소 중립 전략 논의로 열기를 더했다. 개막일인 29일 조석 HD현대 부회장은 ‘탄소 중립과 지구의 생존, 번영 전략’ 세션에 연사로 나서 에너지 안보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조석 HD현대 부회장은 이날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 CEO 서밋에 참석해 “기후 변화와 재생에너지의 중요성 등에 대해 많은 분들이 강조를 하고 있지만, 이러한 에너지 전환이야말로 에너지 안보가 전제돼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에너지 정책의 목표는 이론적으로 에너지 안보와 경제성, 환경 등 3개의 정책 목표를 균형 있게 추진한다는 데 의미가 있을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이 중에서도 에너지 안보가 가장 절실한 목표”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의 에너지 안보가 석유·가스·석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었다면 전기화 시대에는 그리드(전력망)와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디지털화에 따른 수요 관리가 새 축으로 추가됐다”면서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모든 것을 통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정책기획관과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세계원전사업자협회 회장 등을 거쳐 2019년부터 5년간 HD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를 지낸 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조 부회장은 전력·에너지 전문가다. 그는 이날 글로벌 에너지 전환 논의의 현장에서 산업계 시각을 풀어냈다.
조 부회장은 “작년 전기 소비량은 전년보다 4.3% 늘었고 지난 10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냉난방 수요 확대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 전기차·전동기 확산이 전체 소비 증가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는데, 말 그대로 전기 없이는 살 수 없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그는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발전소 증설만큼이나 그리드 연결의 안정성이 중요하다고도 언급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10년 새 2.4배 이상 늘면서 전기 공급 설비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서다.
조 부회장은 “HD현대일렉트릭은 초고압 변압기 전문 제조사로, 2021년 이후 미국 시장을 시작으로 역대급의 호황기에 접어들었다”며 “고객들은 높은 가격을 강조하고 빠른 납기를 희망하고 있는데, 그만큼 그리드 연결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변압기·발전기의 필수 소재와 배터리에 필요한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망도 필요하다”며 “특히 희토류의 경우중국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이러한 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조 부회장은 디지털 전환에 따른 전력 수요 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재생에너지는 간헐성이 높고 분산형이라는 점에서 전기시장의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그는 요금제도·피크조절 등 수요 관리가 필수적이고 여기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조 부회장은 “이제는 여름과 겨울뿐 아니라 봄·가을의 공급 과잉에 대비한 출력 제어까지 필요한 시대”라며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전기 수요 관리를 탄력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새로운 에너지 안보는 단일 국가의 노력만으로 이뤄지기 어렵다”며 “광물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공동 계획과 국가 간 전력망 연계, 수소와 천연가스 분야 협력 등 APEC 회원국이 공동으로 노력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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