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합의에 반쯤 웃은 증시…시진핑의 입 주목 [관세협상 타결 그후]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10.30 17:06  수정 2025.10.30 17:08

차익실현 매물로 코스피 상승폭 제한

"관세 불확실성 제거돼 조정시 매수"

방한 시진핑, '선물 보따리' 주목

韓 핵추진 잠수함 건조 소식이 변수?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미중 정상회담 관련 뉴스와 다카이치 일본 총리 방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시스

장기화가 예상됐던 한미 관세협상이 최종 타결되고 미중 정상이 '무역전쟁 자제'에 합의함에 따라 코스피 지수가 장중 4100선을 돌파했지만, 차익실현 매물 여파로 강보합 마감했다.


관세 불확실성을 덜어낸 자동차주와 한미 협력이 예고된 조선주 등의 수혜 가능성이 주목되는 가운데 투자자 관심은 일단 한중 정상회담으로 쏠릴 전망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74포인트(0.14%) 오른 4086.89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간밤 전해진 한미 관세 합의 소식에 전장 대비 24.80포인트(0.61%) 상승한 4105.95로 출발했다.


장 초반 4146.72까지 오르기도 했지만, 외국인과 기관을 중심으로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강보합 마감했다.


일례로 관세 합의에 따라 일본·유럽 기업과 동일선상에서 경쟁하게 된 현대차와 기아는 개인 투심이 몰리며 장 초반 52주 최고가를 나란히 경신했다. 하지만 외국인과 기관이 쌍끌이 매도에 나서자 현대차는 2.71%, 기아는 0.35% 오르는 데 그쳤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맡게 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한화오션도 장 초반 약 15% 상승률을 보였지만, 장 후반 상승폭을 상당 부분 반납하며 6.90% 상승 마감했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상승 동력이 한풀 꺾인 모양새지만, 관세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정상회담을 통해 미중 무역갈등도 완화 국면을 맞아 당분간 증시에 긍정적 흐름이 예상된다.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 제거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전망"이라며 "무역정책 불확실성 해소에 관세 인하 수혜를 받는 자동차와 반도체는 물론 조선, 기계 등 한국의 핵심 수출 업종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협상 기대감 선반영으로 인한 단기 조정이 발생할 경우 비중확대 접근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미중 정상회담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 ⓒ뉴시스

굵직한 외교 이벤트가 잡음 없이 매듭지어지는 가운데 증권가는 한중 정상회담 성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11년 만에 한국을 찾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한령 해제 등의 '선물 보따리'를 안겨줄 거란 기대감에 이날 증시에선 엔터주, 화장품주, 여행주 등이 크게 오르기도 했다. 구체적으론 한국화장품(24.76%), 노랑풍선(7.13%), 하이브(5.02%)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미국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용인한 만큼 한중 정상회담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이나 중국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다"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운용 시 미국 부담이 줄어들 거란 논리를 폈다.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확보가 중국 견제에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정 연구원은 "중국 소비주와 한한령 해제 수혜가 기대되던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게임, 화장품, 호텔·레저 등의 업종은 불확실성을 감안해야 한다"며 "회담에서 당장 충돌이 관측될 가능성은 낮지만 한국의 의전 수준과 회담 내용, 그리고 중국 반응과 화답 여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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