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주의 정책 대응, 전년 동기 대비 로비 13% 증가
최혜국 약가 인하 합의한 화이자 로비 155% 늘려
생물보안법 타깃 中 기업들 로비 자금 증액 결정
미국 트럼프 대통령 관련 이미지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에 대응해 미국 현지 제약·바이오 업계가 올해 들어 막대한 로비 자금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 급증한 수치다.
2일 워싱턴 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9개월간 52개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및 유관 기관은 로비 금액으로 3억 3400만 달러(약 4788억원)을 지출했다.
이러한 로비 지출 증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리쇼어링 ▲최혜국 약가 정책 ▲건강보험 재편 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약 및 보건 분야는 전통적으로 미국에서 로비가 가장 활발한 사업으로, 정부는 약가 협상, 의약품 시장 독점권 보호, FDA 규제 프로세스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한국바이오협회는 “특히 올해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및 최혜국 약가 인하 등에 대한 로비가 한층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31일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서한을 보내 미국 약가를 다른 국가와 같은 수준으로 낮추는 최혜국 가격 인하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17개 기업 중 11개 기업이 3분기 동안 로비 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원 로비 공개법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올해 9월 말까지 가장 많은 로비 비용을 지출한 곳은 미국제약협회로 총 2949만 달러(약 423억원)를 사용했다.
기업 중에서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최혜국 약가 인하에 합의하고 7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한 화이자의 로비 지출 증가가 두드러졌다. 화이자는 9월 말까지 약 107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5% 급증한 수치다.
두 번째로 약가 인하에 합의한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9월 말까지 44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4년 3분기까지의 누적 금액인 230만 달러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올해 3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많은 약 140만 달러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미국 생물보안법의 타깃이 되고 있는 중국 기업들의 로비 지출도 증가했다. 중국의 우시앱택은 올해 9월 말까지 107만 달러를, 우시바이오로직스는 56만 달러를 로비 비용으로 지출했다. 이는 생물보안법이 처음 발의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3.8%, 62.3% 늘어난 규모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