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충당금 여파 여전…지주계열 저축은행 실적 '엇갈림'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11.02 08:07  수정 2025.11.02 08:07

신한·우리금융, 리스크 관리 앞세워 흑자 기조

KB·하나, 부동산 PF 부실 여파에 적자 이어져

정부 규제 강화도 하반기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

"신용대출 타격 커…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돌파구 모색"

저축은행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계열 저축은행들의 3분기 실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신한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은 뚜렷한 흑자 기조를 이어간 반면, KB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은 적자를 면하지 못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과 이에 따른 충당금 및 대손상각비 증가가 수익성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2일 각 금융그룹 공시에 따르면 3분기 누적 기준 신한저축은행은 179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은 15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KB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은 각각 25억원, 227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신한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은 꾸준한 이자이익과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에 힘입어 2분기에 이어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이에 비해 KB저축은행과 하나저축은행은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했다.


특히 하나저축은행의 부진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2분기(-54억원)부터 계속된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부동산 PF 부실로 인해 충당금이 대폭 확대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감소했다.


KB저축은행 역시 상반기 흑자 기조를 지켜내지 못하고 3분기 누적으로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KB저축은행 관계자는 "3분기 순손실 확대의 주된 원인은 대손상각비 증가에 있다. 3분기 대손상각비가 428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86억원 늘었다"며 "4분기 중 단기간 회복은 쉽지 않겠지만, 부실자산 회수와 BIS 비율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손실폭 축소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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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신한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은 뚜렷한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우리금융저축은행은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으나 올해 들어 안정적인 경영 전략과 강화된 리스크 관리에 힘입어 뚜렷한 개선세를 보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자산 재조정과 내부 역량 강화 등 전 부문에 걸친 체질 개선을 추진한 결과로, 상생금융 확대와 우량기업 중심의 대출 전략이 수익성 회복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지주계열 저축은행은 금융지주의 탄탄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자금력과 포트폴리오 개선 측면에서 중소형 저축은행보다 앞선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와 이로 인한 부동산 PF 부실 영향이 계속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이다.


업계 전반에서는 PF 관련 리스크가 여전히 수익성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이에 따른 충당금 부담이 4분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6·27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규제 강화로 신규 대출이 위축된 점도 하반기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저축은행들은 신규 대출 여력이 줄어들면서 대출 문턱을 높였고, 이로 인해 주 고객층인 중저신용자들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졌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업권 특성상 주식담보대출을 취급하진 않지만,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신용대출 부문에서는 타격이 크다"며 "이에 각 저축은행들도 여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자동차담보대출,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 대출 등으로 돌파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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