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값 상승률 0.25→0.14%로 낮아졌지만
동탄·구리·남양주 등 규제 피한 곳들은 상승 폭 확대
“매도자·매수자간 눈치싸움…호가 5~10%씩 올린다”
ⓒ데일리안 DB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규제로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둔화됐지만 벌써부터 매수세는 규제 사각지대로 옮겨가는 분위기다. 규제를 피해간 주요 지역의 집주인들은 증가하는 매수 수요에 연일 호가를 올리는 분위기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넷째 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일주일 새 0.23% 오르는 데 그쳤다.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 등 삼중 규제가 한꺼번에 작동하기 시작하자 변동률이 일주일 전(0.50%) 대비 반토막 난 것이다.
경기도 역시 전반적인 상승률이 0.16%에서 0.12%로 줄었고 이에따라 같은기간 수도권 상승률도 0.25%에서 0.14%로 낮아졌다.
하지만 전반적인 오름세 둔화 추세 속에서도 규제에서 제외되면서도 규제지역과 인접한 곳들은 오히려 아파트 값 상승률이 커지면서 벌써부터 풍선효과가 가시화되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수혜지역으로 꼽히는 동탄 신도시가 포함된 화성은 일주일 전 보합(0.00%)에서 상승(0.13%)으로 전환됐고 서울 외곽과 하남에 인접한 구리(0.10→0.18%)와 남양주(0.06→0.08%) 등도 오름 폭이 커졌다.
또 수원과 안양에서 규제지역 지정을 피해간 수원 권선구(0.04→0.08%)와 안양 만안구(0.30→0.37%) 역시 상승 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와 관련, 동탄의 한 공인중개사는 “매수와 매도 문의가 활발한 상황으로 집주인들이 기존 가격에 비해 호가를 5~10% 수준으로 올리고 있다”며 “매수 문의는 서울에서 지방까지 고루 들어오는 것 같고 주로 갭투자(전세 낀 매매)를 하거나 추가 규제가 더 나오기 전에 미리 주택을 구입하려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최근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고 있다. 경기도 화성 동탄의 ‘동탄역롯데캐슬’의 경우, 전용 65㎡ 아파트의 지난달 18일 기준 호가가 기존 보다 5000만원 오른 15억원의 매물이 나와 있다. 당초 17억원 매물이 나왔던 전용 84㎡ 아파트 호가도 지난달 23일 기준 단숨에 1억원이 올랐다.
특히 이 단지는 삼중 규제 효력이 한꺼번에 작동하기 시작한 지난달 20일 전용 84㎡가 16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기록한 바 있다.
구리시 인창동에 위치한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59㎡ 아파트도 최초 등록가 9억5000만원에서 세 차례 걸쳐 호가가 올라 현재는 11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다만 아직까진 오른 가격에 계약이 활발히 체결되는 상황은 아닌 분위기다. 거래 현장에선 매수자와 매도자가 거래 가격에 대해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구리의 한 공인중개사는 “문재인 정부 때 이미 경험을 통해 부동산 규제에 대한 학습효과가 있어서 매수자와 매도자가 10·15 대책 발표 이후 발 빠르게 움직인 거 같다”면서도 “다만 집주인들이 기대감으로 호가를 올리니 투자자나 실수요자들은 일단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서울 등 토허제와 규제지역으로 묶인 지역들은 거래 절벽으로 인해 가격이 안정돼 보이는 착시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인천 계양, 경기도 부천·구리·동탄 등 서울과 접근성이 뛰어난 곳으로 수요가 옮겨 가면서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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