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코스피, 채권시장도 웃을까 [관세협상 타결 그후]

강현태 기자 (trustme@dailian.co.kr)

입력 2025.11.01 07:10  수정 2025.11.01 08:09

한미 협상 타결로 단기 환율 하락 흐름

환율에 민감한 외인…"단기물 중심 수급 회복 예상"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규모 주목하는 분석도

"급격한 환율 하락 전망 어려워…외인 자금 이탈할 수도"

ⓒ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한미 관세협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타결돼 국내 증시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는 가운데 채권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채권시장 '큰 손'으로 꼽히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환율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 만큼, 단기 환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이번 합의는 일단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다.


지난 3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금리는 혼조세를 보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1.6bp(1bp=0.01%포인트) 내린 연 2.716%에 장을 마쳤다. 전날 약 1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소폭 내려앉았다.


반면 10년물 금리는 1.1bp 상승한 연 3.061%로 마감했다. 전날 11개월 만에 연 3%대로 올라선 이후 상승세가 이어졌다.


앞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12월 기준금리 추가 인하는 기정사실이 아니다"고 밝혀 향후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이자 국내 채권시장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부동산 가격 우려로 국내 금리 인하가 어려울 거란 관측도 최근 국채 금리 상승 흐름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증권가에선 한미 관세합의에 따른 단기 환율 하락이 채권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대두된 지난 9월 이후 1년 이하 단기 국고채 순매도를 빈번히 이어왔다. 환차익 기대가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되는 만큼, 한미 협상 타결이 관련 우려를 덜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1440원에 육박했던 환율은 이날 오후 3시 30분 1424.4원까지 내렸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이 완화돼 외국인들의 단기물 중심 순매수세 회복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집값 문제로 국내 통화 정책 기대감이 낮아져 중단기 국고채 금리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점에서 향후 외국인 수요 회복이 이뤄질 경우, 중단기 영역에서도 금리 하락 되돌림을 기대해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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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환전소에 원·달러 환전 관련 가격이 표시되어 있다(자료사진). ⓒ뉴시스

일각에선 연간 상한선(200억 달러)보다 대미 투자 규모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중장기적으론 환율 하락을 제한할 요인으로 꼽히는 만큼, 채권시장에 마냥 긍정적 재료가 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연 2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수행한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며 "결과적으로 시장의 즉각적인 달러 매입 압력이 줄어드는 효과는 있겠지만, 순유출 규모 자체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환율의 급격한 하락을 전망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환보유액 감소는 국가 신용도 저하, CDS 프리미엄 상승, 외국인 자금 이탈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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