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끝내 고개 숙여…일말의 성과
14개 상임위 종합감사 종료…마무리
"국감 일정 중 추미애 10% 이상 비중"
민주당 '방만' 드러낸 점은 국민의힘 성과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소속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이 본인의 '자녀 결혼식 논란'과 관련해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민주당이 상황을 일단락시키고 14개 상임위 종합감사가 종료된 가운데, 정치권 등에서는 이번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이 보여준 모습에 대해서도 일말의 성과가 있었다는 평이 나온다.
국정감사 업무보고 중 증인인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 조치하고, 국감 기간 국회 경내에서 딸 혼사를 치러 야권으로부터 집중 비판을 받아온 최민희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과방위 종합 국감 끝 무렵 "국민과 민주당 의원님들께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혼인 당사자(딸)의 계획에 따라 올가을이 적합한 일정이었다 해도 (내가) 여타 논란이 생길 것을 예측하고 부조·화환 등을 막는, 좀 더 적극적인 사전 조치를 해야 하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자책한다"고 했다.
MBC 보도본부장 퇴장 논란에 대해선 "MBC 비공개 업무보고 때 답변을 안 하겠다는 (보도본부장의) 태도를 보고 '그러려면 나가라'고 한 건 과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에게 사과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 지도부는 최 위원장 논란을 포함해 올해 국감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겠지만, 그것이 상임위원장을 사퇴시키는 문제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 자신이 '국감이 끝나고 다음 주쯤 자연스럽게 최 위원장의 입장 등을 당 지도부와 공유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는 시간이 있을 것 같다'고 한 발언에 대해 "그 정리가 과방위장직을 정리한다는 취지하고는 거리가 너무 멀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최 위원장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하며 "어물쩍한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라 지금 당장 과방위원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 위원장이 딸의 '권력형 결혼식' 논란에 대해 뒤늦게 사과했지만, 국민을 우롱하는 형식적 사과에 지나지 않는다"며 "성실하게 수사를 받고 본인 거취 판단을 하는 게 공인으로서 마지막 남은 자세"라고 했다.
또 "최 위원장 건은 더는 단순한 도덕 논란이 아니라 이미 명백한 범죄 의혹으로 비화하고 있다"며 "최 위원장은 자녀 혼사를 명목으로 총 8명으로부터 모두 800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공직자의 권한과 지위를 사적 금품수수의 통로로 전락시킨, 전무후무한 권력형 결혼 비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여론의 추이를 살필 때가 아니라 법의 심판대 앞에 겸허히 서야 할 때임을 자각해야 한다"며 "딸마저 여의도 정치판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으면서까지 지키고자 하는 것이 과연 무엇이냐. 국민 앞에 즉각 사퇴를 선언하는 것이 마지막 남은 공인의 양심"이라고 강조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 촉구, 추미애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 규탄 등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최민희 과방위원장 사건을 비롯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나타난 모습 등에서 정부·여당의 폭주가 드러났다고 보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31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이번 법사위 국정감사에 대한 총평"이라며 "이번 법사위 국정감사는 민생이 아닌 오로지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 뒤집기와 내란몰이 국감이 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추미애 민주당 법사위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석을 불허하고 90분간 사실상 감금했다"며 "정치공세 질문을 퍼부어 이재명 대통령의 유죄 재판을 뒤집으려 총공세를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난 15일 대법원 현장 국감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수준의 현장검증을 단독 강행해, 대법원 법대를 점령하기도 했다"고 성토했다.
나 의원은 "추미애 법사위원장과 민주당의 목적은 분명했다"며 "이재명 범죄 재판 뒤집기와 내란몰이 유죄 찍어내기였다. 그러기 위해 의혹 부풀리기, 가짜뉴스 퍼뜨리기를 숨 쉬듯했다"고 강조했다.
중단된 상태인 이 대통령의 5개 형사재판 재개도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의 삼권분립 파괴, 의회 독재, 사법 장악, 이러한 폭정이 계속되는 핵심 원인은 범죄자 대통령, 이 대통령의 범죄 재판"이라며 "재판이 법과 원칙에 따라 제대로 마무리돼야, 이 모든 국가적 비극을 끝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판소원이란 이름으로 하는 4심제, 재판중지법, 법왜곡죄, 대법관 증원법 모두 이 대통령 재판 뒤집기 차원"이라며 "국감에선 의혹 부풀리기, 판검사 공격, 법 바꾸기 식으로 점철된 것이 이번 법사위 국감이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수세 속에서도 여당의 방만을 국민 앞에 보여준 것은 성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민단체 국정감사 NGO 모니터링단은 최근 펴낸 '2025년 국감 중간평가 보고서'에서 이번 국감을 'F학점'이라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감이 시작된 지난 13일부터 23일까지 열흘간 각 상임위 국감 중 위원장의 발언·질의 시간이 의원들의 평균 질의 시간보다 3배 이상 많았던 국감장은 8곳이었다. 법사위가 4곳으로 가장 많았고, 과방위 2곳, 국토교통위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가 각각 1곳이었다.
특히 보고서는 "추미애 법사위원장의 경우 거의 모든 국감 일정 중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했다"며 "국감 시간의 10% 이상 마이크를 점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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