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막히자…5대은행 전세대출 5385억원 '뚝'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입력 2025.11.02 11:58  수정 2025.11.02 11:59

전체 가계대출 잔액 766조3718억원

'영끌' 절정이던 6월 대비 3분의 1 수준

전세대출 마이너스 기록…2개월 연속↓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사실상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가 막히면서 관련 대출이 급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로 사실상 갭투자(전세를 낀 주택 매입)가 막히면서 관련 대출이 급감하고 있다.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전체 주택담보대출은 증가 속도가 1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766조3718억원으로 이달 2조2769억원 불었다.


9월(+1조1964억원)의 약 2배 수준이지만, 앞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구입)이 절정이던 6월(+6조7536억원)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지난 7월(+4조1386억원)·8월(+3조9251억원)보다도 적다


특히 주담대 증가 폭이 1조2683억원(608조9848억원→610조2531억원)에 그쳤다. 급감한 9월(+1조3134억원)에도 미치지 못했고, 지난해 10월(+1조923억원) 이후 가장 적다.


주담대 중 전세자금대출은 아예 5385억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9월(-344억원)에 이은 2개월 연속 감소세로, 감소 폭도 1년 반 전인 2024년 4월(-6257억원) 이래 가장 컸다.


주택 관련 대출과 반대로 신용대출 잔액은 한 달 사이 103조8079억원에서 104조8598억원으로 1조519억원 증가했다. 잇단 규제로 금융소비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충분히 받지 못하면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을 포함한 신용대출을 최대한 끌어 쓴 것으로 풀이된다.


▼ 관련기사 보기
대출 막으니 ‘현금 부자·연봉 수억’만 규제 뚫고 집 거래
대출규제로 ‘잔인한 금리’ 만드나…금리 인상에 ‘신용점수 인플레’까지


이렇듯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출 금리까지 최근 전반적으로 오르면서 금융소비자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 완화 정책이 계속 이어질지 의구심이 커지면서, 시장 금리가 최근 높아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의 10월 3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90∼5.832% 수준이다. 두 달 전 8월 말(연 3.460∼5.546%)과 비교해 상단이 0.280%포인트(p), 하단이 0.230%p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1등급·만기 1년)도 연 3.520∼4.990%에서 3.610∼5.100%로 상단이 0.110%p, 하단이 0.090%p씩 상승했다. 같은 기간 지표 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0.187%p 오른영향이다.


집값 등 불안에 한은의 이달 기준금리 인하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이런 대출금리 오름세와 가계대출 한도 축소 현상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관측이다.


총부채원리금비율(DSR) 규제에 따라 산출식에 사용되는 금리 수준이 높을수록 원리금 상환 추정액은 커지고 그만큼 최대 대출 가능액은 줄어든다.


KB국민은행은 당장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주기·혼합형 금리에 지표 금리인 5년물 금융채 상승 폭(0.13%p)을 추가로 반영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 상품들의 금리는 3.88∼5.28%로 오른다.

0

0

기사 공유

댓글 쓰기

박상우 기자 (sangwo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관련기사

댓글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