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2017년 인턴으로 시작, 2025년 롤드컵 메인 무대 감격
젠지-한화전 가장 인상 깊어... 8강 대진 아쉬웠다
선수 본연의 매력 전달하는 호스트 되고파
'아이리스' 평시는 지난달 30일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데일리안 황지현 기자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무대를 빛내고 있는 '아이리스' 평시 LPL(중국 리그) 호스트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으로 한국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녀에게 '3개국어 능력'은 단순한 스킬이 아닌 선수들의 진정한 매력을 팬들에게 전달하려는 열정의 산물이다. 이러한 열정은 2017년 인턴으로 시작해 롤드컵 메인 스테이지에 오르기까지 그녀를 이끈 원동력이 됐다.
중국 상하이 메르세데스-벤츠 아레나 롤드컵 현장에서 지난달 30일 데일리안과 만난 '아이리스' 평시는 "그 언어로 그 사람을 직접 인터뷰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매력을 더 다양하게 확인하고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한국 선수가 한국어로 인터뷰할 수 있는 MC를 만나면 편하게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공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유창한 실력의 비결을 묻자 그는 "주로 '런닝맨'이나 '엑스맨' 같은 한국 예능을 많이 챙겨보면서 MC가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방식과 게스트의 답변, 억양 등을 따라 하며 공부했다"고 비결을 밝혔다.
중국어와 영어, 한국어 등 3개국어를 구사하는 인터뷰어로 유명한 아이리스는 '캔디스' 우슈앙, '웬디' 시아안, '힐다' 쭈위 등 다른 LPL 호스트들과 더불어 한국 롤 팬들에게도 익숙한 인물이다.
e스포츠 씬에 그녀가 처음 발을 들인 계기는 순수한 호기심이었다. 그는 "원래 주변에 게임을 하고 시청하는 사람이 많았다. e스포츠에 매료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매번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하는데 대체 e스포츠에 어떤 매력이 있는지 직접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평소에도 있었다"고 했다.
그러던 2017년, 현재 LPL 호스트로 활약 중인 동창 '힐다' 쭈위의 제안으로 롤드컵 관련 코너의 인턴으로 합류했다. 아이리스는 "힐다의 제안으로 처음 e스포츠 산업에서 일하게 됐고, 실제 이 산업을 경험해보니 완전히 빠져버렸다"고 말했다.
e스포츠에 '완전히 빠져버린' 그는 2018년 2부 리그 호스트를 거쳐 2020년 LPL 정식 호스트로 발돋움했다. 그는 "2024년 MSI 결승에 이어 데뷔 후 올해 처음으로 롤드컵 메인 스테이지에서 인터뷰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고 큰 의미가 있다"고 감격을 표했다.
롤드컵 메인 스테이지에 선 그에게도 팬으로서 인상 깊은 경기가 있었다. 그는 젠지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8강 1세트를 언급하면서 "어떻게 저런 퍼포먼스를 해낼 수 있나 싶었다. 두 팀이 너무 잘해서 SNS에서도 화제였다. 두 팀 중 꼭 하나가 탈락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아쉬웠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지난 1일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4강에서 KT 롤스터가 젠지에 승리한 후 '비디디' 곽보성이 아이리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라이엇 게임즈
한국 선수 중 가장 인상깊은 인터뷰에 대해서는 '덕담' 서대길과 '라이프' 김정민을 꼽았다. 그는 "정식 인터뷰가 아닌 '퇴근길 영상' 코너를 통해 두 선수의 수줍어하던 표정을 포착할 수 있었다"며 "중국 팬들이 붙여준 별칭을 듣고 쑥스러워하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묻자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그는 "사실 MBTI가 P 성향이라, 뚜렷한 목표를 세우기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라며 웃었다.
이어 "어떤 상황이든 유연하게 받아들이려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 믿는다"며 "먼 미래의 목표를 세우기보다 매일의 현실에 충실하려 한다"고 밝혔다.
0
0
기사 공유
댓글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