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3Q 영업이익 3763억원…전년比 39.2%↓
여객 수요 둔화·공급 과잉·고환율 등 복합 악재 영향
LCC도 실적 먹구름 전망…티웨이만 흑자 전환 예상
대한항공 새 CI 적용 항공기 KE703이 3월 1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뉴시스
국내 항공사들이 사실상 '의자 뺏기 게임'을 벌이고 있다. 항공업계의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대다수 항공사들이 여객 수요 둔화, 공급 과잉, 고환율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달 21일 3분기 매출 4조85억원, 영업이익 376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6%, 영업이익은 39% 각각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918억원으로 같은 기간 67% 감소했다.
업계는 운항 공급 확대와 운임 경쟁 심화, 여기에 고환율 부담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한다. 통상 3분기는 여객 수요가 가장 높은 시기이지만, 미국 입국 규정 강화와 같은 변수가 발생했고, 추석 연휴가 9월에서 10월로 이연되면서 매출이 다소 감소했다는 게 대한항공의 설명이다.
3분기 여객 사업 매출은 2조4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62억원 감소했다. 화물 부문도 미국 관세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로 전년보다 531억원 줄어든 1조667억원에 그쳤다.
대한항공은 "4분기 여객 사업은 10월 장기 추석 연휴 및 연말 성수기 효과로 전노선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며 "동계 선호 관광지 중심 탄력적 공급 운영을 통해 수익성을 제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4분기 화물 사업은 연말 소비 특수 시즌 도래 기대감과 무역 갈등에 따른 수요 위축 전망이 상존하는 상황"이라며 "당사는 시장 환경 변화를 반영한 유연한 공급 운영, 전자상거래 수요 최대 유치 및 고부가 가치 품목 유치 확대를 통해 이익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매출과 영업이익의 동반 하락이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별도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전년 동기 대비 62.0% 감소한 490억원, 매출은 15.9% 줄어든 1조5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제주항공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63.9% 감소한 168억원, 매출은 14.8% 줄어든 4187억원으로 추정된다. 에어부산은 전년 동기 대비 60.0% 줄어든 150억원, 매출은 10.9% 감소한 2230억원으로 예상된다. 진에어의 영업이익과 매출 컨센서스는 각각 240억원, 35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3%, 3.7%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여객 증가세가 둔화된 반면, 공급 좌석 수는 크게 늘어난 탓이다.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3분기 국내 항공사 10곳의 공급 좌석은 3764만여석으로 전년보다 3.7%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여객 수는 3193여명으로, 2.0% 증가에 그쳤다. 고환율 장기화로 유류비와 리스료 등 달러 기반 비용 부담이 늘어난 점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 회복세가 정체된 상황에서 각 사마다 노선을 늘리다 보니, 공급 경쟁이 과열된 상태"라며 "특히 단거리 노선은 운임 인하 경쟁으로 인해 수익성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티웨이항공은 상장 항공사 중 유일하게 3분기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 티웨이항공의 연결 기준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85억원으로 전년 동기 60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돌아설 전망이다. 지난해 8월 LCC 최초로 유럽 4개 노선(로마·파리·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에 취항하는 등 노선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4분기 이후 전망도 녹록지는 않다. 여객 수요 성장 폭이 제한적인 가운데 공급이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보여 항공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최민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바운드 여객이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하겠으나 외항사에 비해 국내 항공사들의 수혜는 크지 않다"며 "협동체 중심 항공기 인도 회복 및 LCC 취항으로 단거리 노선 경쟁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항공화물은 국내 반도체 수출 호조로 운임이 비교적 견조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항공업종 내 LCC 대비 FSC의 우위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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