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논란에도 카카오 '역대 최대' 실적…"에이전틱 AI 강자 도약"(종합)

이주은 기자 (jnjes6@dailian.co.kr)

입력 2025.11.07 11:02  수정 2025.11.07 11:13

3분기 영업이익 2080억원…전년比 59% 증가

카카오톡 개편 후 체류시간 24분대 상승 '긍정적'

'챗GPT 포 카카오' 순항…활성 이용자 200만명

외부 파트너사로 협력 넓혀 'AI 에이전틱' 생태계 구축

정신아 카카오 대표.ⓒ카카오

카카오가 최근 유의미한 이용자 지표 상승이 있었음을 강조하며 카카오톡 대개편 효과가 긍정적이라고 자평했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목적형 메신저 위주였던 카카오톡의 사용성이 검색, 탐색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톡 고도화에 더해 카카오는 '챗GPT 포 카카오',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 AI(인공지능) 서비스 공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에이전트 AI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7일 올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이번 카카오톡 개편 이후 이용자 체류 시간이 반등했음을 확인했다. 개편 전 3분기 평균 대비, 개편 이후 일평균 체류 시간이 24분대에서 26분에 근접한 수준으로 증가했다"며 "친구탭과 지금탭 체류시간은 3분기 평균 체류시간 대비 10%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하향 안정화되고 있던 체류 시간이 처음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유의미하다고 판단한다"며 "그동안 대화방에 편중돼 있던 플랫폼 트래픽의 구성이 친구탭, 지금탭으로 확장되면서 카카오톡 플랫폼 전반에서 트래픽의 질이 한층 더 향상된 점은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카카오는 지난 9월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진행, 친구탭을 피드형으로 개편하고 지금탭에 숏폼을 추가했다. 갑작스러운 피드형 친구목록과 숏폼 추가에 다수의 이용자들이 반발하며 '롤백(업데이트 복귀)' 요구가 커지기도 했으나, 이번 실적발표를 통해 긍정적인 체류시간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용자 인게이지먼트(참여) 하락 우려를 불식시켰다.


그럼에도 카카오는 이용자 피드백을 인식해 오는 4분기 중 카카오톡 친구탭 개선 작업을 단행하겠다고 언급했다.


정 대표는 "이용자의 피드백을 수렴해 4분기부터 예정된 친구탭 개편을 포함해 지속적으로 서비스 개선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카카오톡의 출발이 메신저 서비스인 만큼, 이용자들이 그간 많이 요청했던 여러 맞춤형 편의 기능들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근원적인 메시지 경험의 고도화 역시 적극적으로 병행해 가겠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앞서 추가한 '안읽음' 폴더처럼 가족 폴더나 회사 폴더 같이 이용자가 목적에 맞춰 채팅방을 카테고리별로 정리할 수 있게 하고, 그 안에서도 즐겨찾는 방은 자동으로 분류해 관리할 수 있도록 개선한다. 카카오는 이 과정에서 이용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 기존 서비스 경험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 사업적 성장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카카오가 지난달 카카오톡에 AI 서비스 '챗GPT 포 카카오'를 탑재했다.ⓒ카카오

카카오는 지난달 오픈AI와의 협업으로 선보인 '챗GPT 포 카카오'가 순항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챗GPT를 카카오톡 안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로, 카카오맵·선물하기·멜론 등과 연동되는 AI 에이전트 '카카오 툴즈'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에 따르면 출시 10일차를 맞은 전날(6일) 기준 이용자 200만명을 달성했다. 활성 이용자당 체류시간은 4분 정도다. 이달 중 본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으로, 마케팅 후 본격적인 이용자 지표 상승 흐름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 대표는 "아직 초기인 만큼 우선 더 많은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에서 AI를 일상속에서 경험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며 "이용자 기반이 만들어지면 연말부터 유료 구독자 확대와 프로덕트 고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하지만 유료 구독도 중요하지만 이용자들이 카카오톡에서 검색하는 것을 자연스러워 하고, 오래 머무는 것이 의미있다고 본다"고 했다.


카카오는 카카오 툴즈 적용 범위를 모빌리티, 페이 등 그룹사 내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부문으로 확대한다. 내년에는 외부 파트너사와의 협업으로 이용자들이 매일, 자주 이용하는 버티컬 서비스를 카카오톡 내에서 만나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플레이 MCP'와 'AI 에이전트 빌더' 등을 통해 누구나 카카오 AI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 이미 커머스를 비롯해 금융, 여행 등 주요 버티컬 핵심 파트너로부터 협업 문의가 왔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현재 소수 이용자를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도 순항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는 일부 iOS(아이폰 운영체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지만, 내년 1분기부터 요구 사양을 만족하는 기기를 보유한 이용자 모두에게 서비스를 정식 오픈할 계획이다. 내년 중 맥락에서 이용자 의도를 파악하는 '카나나 서치'도 출시할 예정이다.


궁극적으로 카카오는 AI와 대화만으로도 이용자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고 실행까지 완결할 수 있는 심리스(매끄러운)한 에이전틱 AI 생태계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5000만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카카오톡이 가진 '대중성'이 무기다.


정 대표는 "기존의 에이전트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프로세스 내에서 단일 목표나 과업을 정확하게 수행하기 위해 설계된 작동 단위형 인공지능인 반면, 에이전트 AI는 맥락 속에서 이용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수많은 에이전트들을 조합해 더 나은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스스로 판단해 행동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며 "카카오는 누구보다 에이전틱 AI에서 앞서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분기를 시작으로 더 많은 이용자와 서비스를 연결하고, AI와의 대화로 실행까지 완결되는 비가역적 AI 서비스 경험을 선사하겠다"며 "AI를 코스트(비용)이 아닌 단단한 성장을 담보하는 신규 매출원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카카오는 연결 기준 올 3분기 영업이익 208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9%로 큰 폭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86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다. 카카오톡 내 톡비즈 광고와 비즈니스 메시지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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