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I·라온 이어 상상인도 매각되며 올해만 3건…애큐온도 시장에 나와
올해 수익성·건전성 개선되며 M&A 활기…당국 제도 개선까지 더해져
업계 "저축은행 영업환경 제도적 완화 분위기…잠재 매수자 자극 유인"
"당장 실무 변화는 없지만…규제 완화되면 업황 회복 기대감 형성될 것"
저축은행 업계가 실적 회복세를 바탕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데일리안 AI 삽화 이미지
저축은행 업계가 실적 회복세를 바탕으로 인수합병(M&A) 시장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세건의 거래가 성사되며 업계 재편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5대 저축은행 중 하나인 애큐온저축은행이 매물로 나와 M&A 물꼬가 트이는 분위기다.
1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달 31일 KBI그룹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BI그룹은 상상인저축은행 지분 '90%+1주'를 약 1107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거래가 최종 마무리될 예정이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지난 2023년 매각 절차 개시 후 2년 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됐다. 상상인그룹은 금융당국의 매각 명령에 따라 상상인·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매각을 추진했으나, 우리금융과 OK금융 등과의 협상이 가격 및 심사 문제로 여러 차례 무산됐다.
저축은행업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대규모 건전성 악화를 겪으며 구조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금융당국이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책을 내놨지만, 부실 규모를 둘러싼 가격 이견 등으로 거래는 좀처럼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수익성과 건전성이 개선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 업계 당기순이익은 257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958억원 적자에서 흑자 전환했다. 연체율도 지난해 말 8.52%에서 7.53%로 0.99%포인트(p) 낮아졌다.
이 같은 회복세는 M&A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교보생명이 SBI저축은행을 인수한 데 이어, KBI국인사업이 라온저축은행 인수를 마무리했다. 여기에 최근 상상인저축은행까지 KBI그룹 품에 안기면서 올해만 세 건의 거래가 성사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자산 규모 5위인 애큐온저축은행의 매각 소식이 전해졌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모펀드 EQT파트너스가 애큐온캐피탈(지분 96.06%) 및 애큐온저축은행(지분 100%)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가는 약 1조원 규모다.
업황 회복이 가시화되면서 저축은행이 다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받는 분위기다. 이에 힘입어 금융당국도 M&A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일 인수 요건을 완화하는 2년 한시 제도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금융지주회사를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 대상에서 제외토록 하는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 개정안은 향후 법제처 심사, 차관·국무회의 의결 등 절차를 거쳐 연내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적기시정조치 대상'으로 한정됐던 부실 저축은행의 매각 허용 범위를 '최근 2년 내 자산건전성 지표 4등급 이하'로 확대한다. 아울러, 금융지주회사가 저축은행 대주주인 경우에는 정기 대주주적격성 심사를 면제하는 시행령 개정안은 향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연내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세 건의 거래 성사에 힘입어 내년에는 저축은행 M&A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저축은행 영업환경을 제도적으로 완화하려는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충분히 잠재 매수자들의 매수를 자극할 유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실무 차원의 변화가 없지만,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가 본격 시행되면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간 매수를 검토해온 기업들에겐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저축은행 업권이 흑자 전환하고 건전성도 개선됐다. 여기에 제도 환경까지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매수자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질 만한 여건이 충분하다"며 "수신 기능이 없는 금융사나 일반 기업들도 긍정적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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