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지방 집값 ‘들썩’…풍선효과에도 온기 확산 ‘글쎄’

배수람 기자 (bae@dailian.co.kr)

입력 2025.11.12 06:00  수정 2025.11.12 06:00

비규제지역 집값 상승폭 키워…지방도 0.01% 반등

지방 내 학군·교통 등 갖춘 핵심지 신고가 경신 속속

수급 불균형 ‘여전’…수요 분산 없이 집값 안정 ‘한계’

ⓒ 뉴시스

정부의 고강도 규제로 서울 등 수도권 일대 아파트 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서 규제를 피한 지방 일부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하지만 지방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 흐름을 반전시키기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1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지방 아파트 값은 일주일 전 보합에서 0.01% 상승 전환했다. 비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세를 나타낸 건 지난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서울·수도권 일대 집값이 상승세를 반복하는 동안 지방은 장기간 침체일로를 벗어나지 못했다. 건설경기 침체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수요 위축, 미분양 등 악재가 맞물리면서다.


비규제지역 가운데 아파트 값 상승 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경기 구리시로 일주일 전 0.18%에서 0.52%로 대폭 올랐다. 10·15 부동산대책 이후 3주 째 집값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구리시 인창동 ‘e편한세상인창어반포레’ 전용 84㎡는 지난달 27일 12억원에 손바뀜했다. 앞서 1월 같은 평형대가 9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을 고려하면 2억원 넘게 올랐다.


경기 화성시는 같은기간 0.13%에서 0.26%로 상승폭이 두 배 커졌다. 동탄이 규제지역에 포함되지 않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동탄2신도시 ‘동탄역롯데캐슬’ 전용 65㎡는 14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한 달 전 직전 거래 대비 1억2000만원 웃돈이 붙었다.


지방에선 울산이 0.11% 오르며 16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조선·자동차 산업 경기가 회복되면서 부동산 시장도 차츰 살아나는 모습이다. 부산 역시 0.03% 소폭 상승했는데 학군과 교통,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진 수영구(0.17%)·해운대구(0.14%), 동래구(0.14%) 등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미분양 물량을 떠안은 대구(-0.04%)는 여전히 하락세다. 다만 대구 내에서도 대표 학군지로 꼽히는 수성구는 지난달 상승 전환한 뒤 이달 3일 0.01% 상승률을 기록했다.


수성구 내에선 신고가 랠리도 이어진다. 대장주로 꼽히는 ‘두산위브더제니스’ 전용 129㎡는 지난달 18일 17억95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새로 썼다. 인접한 ‘가든하이츠 3단지’ 전용 248㎡는 15억3000만원에 신고가 계약을 체결했다.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 매입을 고려하던 상경 수요가 정부 규제로 발이 묶이면서 지방에서 대체 투자처를 찾는 것으로 내다본다. 매수세가 온전히 살아나기 힘든 만큼 지방 부동산 시장 전반으로 안정 흐름이 확산하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공급은 많은 데 반해 수요가 없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어서다. 올해 서울 아파트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은 6.88%, 수도권은 2.21%를 기록했으나 지방은 –1.30%를 나타냈다. 미분양 물량의 약 77% 가량이 지방에 집중돼 있고 준공 후 미분양 역시 84.4%가 지방에 몰려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상경 수요 대부분은 지방에 집을 갖고 서울에 똘똘한 한 채 매입을 고려할 텐데 정부 규제로 취득세 중과와 실거주 의무 등이 생기면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게 됐다”며 “이들 수요가 지역 내 핵심지로 방향을 틀면서 거래가 단계적으로 늘어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요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대세를 좌우할 정도의 역할을 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내년 초까지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며 “수도권에 집중된 수요가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고 지방 집값이 오른 사례는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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