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키크림(JUNKY CREAM) 버추얼 아이돌 브레이지(BRAZY) 총괄 프로듀서 크롬 & 글리치 인터뷰

박영민 기자 (parkym@dailian.co.kr)

입력 2025.11.14 14:27  수정 2025.11.14 14:29

ⓒ정키크림

Q1. Venom Moon 앨범 작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은 무엇인가요?

크롬(Chrome): 인상적이었던 건, 이번이 BRAZY의 첫 완전체 앨범이라는 점이에요. 저희는 항상 곡을 먼저 만들고 그 위에 안무와 뮤직비디오 콘셉트를 쌓아 올리는 방식을 택하고, 외주 없이 네 명이 전 과정을 진행하다 보니 콘셉트 단계부터 모든 디테일을 직접 고민합니다.


이번에도 모델링 작업부터 스타일링, 앨범 톤 전체까지 모두 직접 조율했어요. 약 3개월 동안 Venom Moon의 방향성을 잡기 위해 수없이 논의했고, 방향이 잡히자마자 빠르게 실행했습니다. 그 속도감이 저희 정키크림 팀의 스타일이죠.


글리치(Glitch): 맞아요. 이번 앨범은 멤버들이 각자 솔로로 데뷔한 후 처음 완전체로 모이는 프로젝트라 부담도 컸고, 반드시 임팩트가 있어야 했어요. 그러던 중 평소 존경하던 힙합 아티스트 루피(Loopy)가 떠올랐고, 우리가 추구하는 음악성과 잘 맞을 거라고 생각했죠. 용기 내 연락드렸는데 비트를 듣고 흔쾌히 “함께하자”고 해주셨어요. 정말 감동적이었고 “이건 기회다”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Q2. 루피(Loopy)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어떤 계기로 이루어졌나요? 루피와 함께한 작업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크롬(Chrome): 사실 루피와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에요. 예전에 저희가 K-POP 씬에서 뮤직비디오 제작을 활발히 하던 시절에 루피의 앨범 뮤직비디오와 미니 다큐 작업에 기술적으로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부터 그는 저희에게 ‘진짜 아티스트’로 각인됐어요.


시간이 지나 BRAZY라는 버추얼 아티스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을 때 자연스럽게 “이 앨범은 루피와 함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음악적으로 연결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어요. 이번에는 단순한 기술적 협업이 아니라 감정과 사운드가 맞닿는 진짜 ‘예술적 교감’이었어요.


글리치(Glitch): 아직도 생생해요. 루피에게 피처링 제안을 드리고 며칠 지나지 않아 바로 첫 가이드를 보내주셨는데, 그게 우리가 구상했던 방향보다 더 완벽했어요. 감정의 밀도, 타이밍, 그루브까지 이미 완성된 느낌이었죠.


그 순간 “역시 프로의 세계는 다르구나”라고 느꼈어요. 또 하나 흥미로웠던 건, AI 기반 버추얼 아티스트와 인간 아티스트의 합이 이렇게 자연스럽게 섞일 수 있다는 점을 직접 체감했다는 거예요.


ⓒ정키크림

Q3. AI를 활용한 아티스트 제작에 대해 많은 관심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크롬(Chrome): 정말 흥미로운 주제예요. 많은 분들이 BRAZY를 ‘AI로 만드는 그룹’이라고 오해하시더라고요. “AI 사기다”, “가짜 그룹이다”, “AI 음악은 감정이 없다” 같은 반응도 있었죠.


하지만 실제로 저희가 AI를 사용하는 비율은 전체 프로세스의 7% 미만이에요. 심지어 어떤 콘텐츠엔 아예 AI를 사용하지 않기도 합니다. 저희에게 AI는 도구가 아니라 악기에 가까운 존재예요. 필요한 장면에서 한 번씩 연주하듯 사용하는 거죠.


정키크림은 단 4명이 모든 걸 인하우스로 진행하기 때문에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야 할 때 보조적으로 AI를 활용합니다. 핵심 콘텐츠인 뮤직비디오, 퍼포먼스 등에는 거의 AI를 쓰지 않아요. 대신 SNS용 실험적인 비주얼 작업에서 활용하죠. 결국 AI는 ‘대체’가 아니라 ‘확장’을 위한 수단입니다.


글리치(Glitch): 맞아요. 저희의 음악, 안무, 뮤직비디오, 모델링, 모션캡처 all of that 전부 사람이 직접 손으로 만드는 결과물이에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많은 사람들이 “AI로 만든 거 아니야?”라고 묻는다는 점이에요. 사실 저는 그 피드백이 감사했어요. 우리가 구현한 완성도가 그만큼 자연스럽다는 뜻이니까요. 저희가 AI를 사용하는 이유는 기술을 뽐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감각을 더 섬세하게 디자인하기 위해서예요.


Q4. Venom Moon 앨범을 통해 대중들에게 어떤 메시지나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나요?

크롬(Chrome): 이번 Venom Moon 앨범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감도의 세계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시장의 반응이나 공식을 따르기보다 우리가 믿는 방향을 밀고 나갔죠. 단순히 음악으로만 듣기보다 BRAZY라는 아티스트의 내면, 뮤직비디오 속 스토리라인까지 함께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여러 겹의 감정과 메시지를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앨범이에요.


글리치(Glitch): 저희는 이 프로젝트를 단순한 음악이 아니라 ‘예술 작품’처럼 다뤘어요. 비트 하나, 프레임 하나까지 정말 세밀하게 조율했습니다. AI 기반 그룹이라고 해서 쉽게 만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클래식한 방식으로 감정선을 만드는 프로젝트였어요. Venom Moon은 감각의 진동을 설계한 앨범이에요.


ⓒ정키크림

Q5. 이번 앨범에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크롬(Chrome): 가장 큰 도전은 장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것이었어요. Hip-hop Dance, Lo-fi, R&B, Deep House, Tech House 등 여러 장르를 하나의 서사로 엮어야 했고, 비주얼과 퍼포먼스, 뮤직비디오까지 연결된 확장된 세계관을 만들어야 했어요. K-POP과 테크가 결합된 하나의 스타트업형 실험이었죠. 한정된 인력과 시간 속에서 음악적 다양성과 비주얼 퀄리티를 유지하는 건 쉽지 않았지만, 그 제약이 오히려 저희를 더 창의적으로 만들었습니다.


글리치(Glitch): 이번 Venom Moon과 이어질 단테의 두 번째 솔로 앨범까지 하나의 큰 서사로 이어져 있어요. 정키크림과 BRAZY의 전체 앨범을 연달아 들으면 흐름과 감정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걸 느끼실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신인 팀이 이런 음악을 해도 되나?”라는 반응도 있었지만 그런 시선조차 저희에겐 좋은 자극이 됐어요. 정키크림은 늘 공식을 깨면서 성장했고 이번 앨범도 그 과정의 한 챕터라고 생각합니다.


Q6. Venom Moon 활동을 마무리하며 느낀 소회와 앞으로의 계획은?

크롬(Chrome): 아직 저희를 모르는 분들이 훨씬 많다는 걸 느꼈어요. 그럼에도 한 분 한 분 저희 작업을 알아봐주는 순간들이 생기더라고요. 그게 정말 큰 힘이 됐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다잡았어요. “우리만의 속도로 가자. 시간이 지나면 진심은 결국 보인다.” 조급해하지 않고 천천히 더 단단하게 쌓아가려고 합니다.


글리치(Glitch): 이제는 다음 준비에 집중하고 있어요. Venom Moon 이후에는 단테의 두 번째 솔로 앨범이 이어집니다.


곡과 안무는 거의 완성 단계고 해외 아티스트들의 협업도 많아서 팬분들이 더 새롭게 느끼실 거예요. 4명뿐이라 일정이 조금 늦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더 정성 들여 만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보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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