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복귀, 바디캠이 왜 거론되나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11.15 07:59  수정 2025.11.15 08:00

하이브/어도어가 깊은 고민에 빠졌을 것 같다. 뉴진스의 복귀 선언 때문이다. 그들의 복귀는 하이브 측에서 오매불망 바라던 바였으니 쌍수 들어 환영할 법하지만 상황이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다.


일단 해린, 혜인 두 멤버의 복귀에 대해 어도어가 11월 12일에 입장을 밝혔다. “두 멤버는 가족들과 함께 심사숙고하고 어도어와 충분한 논의를 거친 끝에,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전속계약을 준수하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이다.


이 부분이 이상한 것은 뉴진스의 그간 활동, 주장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 사과, 사실 진술 등이 없기 때문이다. 케이팝 업계를 뒤흔들고 하이브/어도어와 그 소속 아티스트들에게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대 사태였는데 그냥 돌아온다고만 하면 해결되는 것인가? 자기들 때문에 피해를 본 회사 구성원, 동료 아티스트 등에 대한 미안함은 없는 것인가?


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계약을 준수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럼 그동안 왜 그 당연한 계약준수를 하지 않으려고 했고 법원에서 인정받지 못할 주장을 했는지에 대한 설명과 사과 및 반성이 있어야 한다.


법원에서 장문의 판결문으로 뉴진스 측의 주장들을 하나하나 반박했는데, 그런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인다면 자신들이 잘못된 주장을 했다는 걸 인정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왜 그런 주장들을 했었는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 예컨대 국회에서까지 논란이 된 ‘무시해’ 주장의 진실은 무엇인가?


이렇게 그간의 행태에 대한 설명, 사과, 반성이 전제되지 않은 복귀이기 때문에 해린, 혜인의 복귀발표만 해도 이미 이상했는데 다른 3인 즉 민지, 하니, 다니엘의 복귀 선언은 더 이상하다. 그들은 어도어와 상관없이 독자적으로 다음과 같이 발표했다.


‘최근 저희는 신중한 상의를 거쳐, 어도어로 복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한 멤버가 현재 남극에 있어 전달이 늦게 되었는데 현재 어도어가 회신이 없어 부득이하게 별도로 입장을 알리게 되었습니다.’


나갈 때도 일방적이더니 복귀 발표도 일방적 통보다. 계약해지도 말로만 선언, 복귀도 그냥 선언. 자신들이 말만 하면 뭐든지 이루어진다고 여기는 것일까? 발표문 어디에도 사과가 없는 건 마찬가지인데 심지어 어도어 탓을 하는 부분까지 있다. 어도어가 회신을 해주지 않았다며 자신들의 일방적 통보를 정당화하는 느낌이다. 어도어에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 할 입장인데 통보를 한다는 건 아직 반성하지 않았다는 의심을 갖게 한다.


남극에 있다는 1인을 뺀 뉴진스 4인과 어도어 측이 사전 면담을 가졌는데 거기에서 3인 측은 복귀 전제조건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게 사실이라면 더 황당하다. 그들이 지금 전제조건을 제시할 입장인가?


이러니 하이브/어도어는 고민이 깊어질 것이다. 하이브 측이 뉴진스 복귀를 오매불망 기다린 건 맞지만, 하이브 측이 기다린 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하이브의 아티스트이지 믿기 힘든 누군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뉴진스 모든 멤버들이 정말 반성하는지 의아한 가운데 그중 3인에 대해선 특히 의구심이 커진다. 만약 그들이 활동하면서 온갖 일들을 근거 삼아 사실과 거짓을 뒤섞어 폭로한다면 하이브/어도어는 순식간에 진흙탕에 휩싸일 것이다. 그렇다보니 소속사 직원들이 그들과 접촉할 때 바디캠을 착용해 진실공방에 대비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이러니 하이브 측 입장에선 뉴진스 3인의 말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 것이다. 어도어의 첫 반응은 3인의 ‘진의를 확인 중’이었다. 오죽 진정성 있는 소통이 없었으면, 얼마나 신뢰하기 어려우면 그동안 기다려온 복귀 제안에 진의부터 확인한다고 했겠는가.


앞으로 개별 면담한다고 하는데 하이브 입장에선 그들을 받을 경우의 위험부담에 대해 고민이 클 것이다. 윤리적으로 신뢰를 잃은 멤버들을 과연 아이돌 시장이 받아들일까? 이들이 다 돌아올 경우 3인과 2인의 관계는 어떨 것이며 하이브 소속 다른 아티스트들 및 그 팬덤과는 문제가 없을까? 정상적인 협력 업무가 가능할까? 하지만 거부하자니 뉴진스가 하이브의 중요한 자산이란 점이 발목을 잡는다. 이번 사태에 하이브/어도어는 피해자인데, 가해자는 시원하게 말로 선언하는 반면 피해자는 끝까지 고뇌에 빠진 모양새다. 받아들이든 거부하든, 어느 쪽을 선택해도 하이브의 피해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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