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한화 총수 UAE 집결…AI·수소·방산 '미래 빅딜' 성사되나

고수정 기자 (ko0726@dailian.co.kr)

입력 2025.11.18 12:20  수정 2025.11.18 12:21

이재용·정의선·김동관, 19일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 참석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등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아랍에미리트(UAE)를 찾으면서 인공지능(AI), 수소, 방위산업 등 미래 산업 분야에서 대규모 협력이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김동관 부회장은 오는 19일 UAE에서 열리는 '한·UAE 비즈니스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이번 행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한국경제인협회와 코트라(KOTRA)가 공동 주최하는 양국 경제 협력 행사로,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 유영상 SK수펙스협의회 AI위원장 등 주요 기업 인사들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는 이번 총수들의 UAE 방문을 단순한 대통령 의전 차원이 아닌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경제 외교로 평가하고 있다.


이재용, AI 중심 첨단기술 협력 논의 전망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19년 2월 26일 경기도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을 방문한 당시 UAE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대통령을 안내하고 있다. ⓒ뉴시스

우선 이재용 회장은 UAE와 AI·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의 협력 확대 방안을 중점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동안 이재용 회장은 "중동은 미래 먹거리와 혁신 기술 발휘 기회로 가득 찬 보고(寶庫)"라고 강조해 왔으며, 실제 UAE와 오랜 기간 공고한 관계를 구축해 왔다.


이재용 회장은 2019년 UAE 출장에서 당시 왕세제였던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후 친분을 지속해왔고, 무함마드 대통령은 같은 해 이재용 회장의 안내로 삼성전자 화성사업장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둘러봤다. 당시 두 사람은 5G 이동통신, 반도체, AI 등의 협력 강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재용 회장은 2022년 회장 취임 후 첫 해외 일정으로 삼성물산이 참여한 UAE 아부다비의 '바라카 원전' 건설 현장을 찾는 등 UAE와의 협력 기조를 강화했다. 지난해 2월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사건 1심 무죄 선고 직후에도 곧바로 UAE를 방문할 만큼 UAE와의 관계를 중요시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부르즈칼리파 건설, 삼성E&A의 정유 플랜트 프로젝트 등 그룹 차원의 굵직한 협력 사례도 있는 만큼, 이번 방문에서 AI 데이터센터 협력 등 구체적 논의가 오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이슈가 AI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이재용 회장이 UAE와 AI 데이터센터 협력 논의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수소·친환경 모빌리티 협력 확대 모색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021년 9월 하이드로젠 웨이브에 참석한 모습 ⓒ뉴시스

정의선 회장은 UAE 정부 및 국부펀드와 수소·친환경 모빌리티 분야 협력 강화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UAE 국부펀드 '무바달라'와 ▲수소 ▲그린 알루미늄 ▲전기차 충전 인프라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등에서 포괄적 협력을 체결한 바 있어, 이번 방문에서 구체적 사업 확대가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의 수소 모빌리티 성과는 가시화되고 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중국 수소연료전지시스템법인 'HTWO 광저우'가 중국 상용차업체 카이워그룹과 공동 개발한 8.5m 수소연료전지버스가 광저우국영버스그룹의 '수소연료전지 도시버스 구매 프로젝트' 입찰에서 종합 1위를 차지해 낙찰됐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의 이번 UAE 방문은 약 3주 만의 중동행이다. 그는 지난달 27일 같은 중동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사우디아라비아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면담하고 현대차그룹의 현지 성장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미래 사업기회를 모색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에 현대차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며, 사우디아라비아 주요기관 및 기업 등과 활발하게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김동관, '방산 세일즈 외교' 선봉…추가 협력 주목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8월 26일(현지 시간)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에서 열린 미국 해양청 발주 국가안보 다목적선 '스테이트 오브 메인'호 명명식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의 UAE 국빈 방문 핵심 의제가 '방산 세일즈 외교'인 만큼, 김동관 부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미 지난주 UAE로 출국해 현지에서 방산 협력을 위한 세일즈 활동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은 올해 상반기 중동·북아프리카(MENA) 총괄법인을 설립하며 중동 진출 기반을 강화했고, 김동관 부회장은 지난 9월 직접 현지 법인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는 등 중동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한화시스템은 2022년 UAE에 약 1조3000억원 규모의 '천궁-Ⅱ' 다기능레이더를 수출했다. 업계에서는 UAE 등 중동 국가에서 무기 교체 수요가 큰 만큼 한화그룹이 미국과 조선 분야 협력에 나선 것처럼 중동과 방산 분야 협력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부회장이 이번 방문에서 UAE와의 공동 개발·추가 무기체계 수출 등 실질적 성과를 도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재계는 이번 총수들의 UAE 방문을 향후 10~20년 한국과 UAE의 산업 협력 지형을 좌우할 중요한 계기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의 첨단기술, 현대차의 수소·모빌리티, 한화의 방산 등 세 축이 모두 UAE의 전략 산업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며 "이번 UAE 방문은 양국의 미래 산업 협력 구조를 재정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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