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 공장 99% 가동… AI 서버 수요 '폭발'

임채현 기자 (hyun0796@dailian.co.kr)

입력 2025.11.19 13:47  수정 2025.11.19 13:47

전기차·ADAS까지 겹치며 초고용량 MLCC 품귀

글로벌 업체 일제히 생산 확대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삼성전기

AI 서버와 전장 산업의 확산이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삼성전기는 이 흐름을 타고 MLCC 생산 라인을 사실상 ‘풀가동’ 체제로 전환했다.


19일 회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기 컴포넌트사업부의 올해 3·4분기 평균 가동률은 99%에 달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 86% 수준에 머물던 가동률은 올 들어 급격히 뛰어올라 1·4분기 96%, 2·4분기 98%를 기록했고, 3·4분기에는 사실상 최대치에 근접했다. 전자부품업계에서 4·4분기는 대체로 재고 조정 여파로 가동률이 떨어지는 시기지만, 올해는 삼성전기가 90% 이상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삼성전기의 생산라인이 이처럼 바빠진 가장 큰 이유는 AI 서버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기존 예측을 넘어설 만큼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AI 서버는 기존 서버 대비 MLCC 사용량이 최대 10배까지 늘어난다.


특히 GPU 모듈 주변에는 고온·고밀도 환경을 견딜 수 있는 초소형·초고용량 MLCC가 필수여서, 삼성전기가 강점을 가진 하이엔드 제품군의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 여기에 전기차와 ADAS 확산으로 차량 한 대당 필요한 MLCC 수량이 2만~3만 개로 증가한 점도 생산라인을 ‘상시 가동 체제’로 끌어올리고 있다.


글로벌 MLCC 시장도 전반적으로 공급 여력이 빠듯한 상황이다. 일본 무라타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데이터센터 수요가 예상보다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MLCC 제품 판매가 호조라고 밝혔다. 무라타의 3·4분기 가동률은 95% 수준이며, 타이요유덴 역시 약 90%로 알려졌다. 주요 업체들이 일제히 가동률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MLCC 호황기에 삼성전기가 한 단계 도약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MLCC 점유율은 무라타가 약 40%로 1위고, 삼성전기가 23~25%로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AI 서버용 MLCC’만 놓고 보면 삼성전기의 점유율은 이미 40%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고부가 제품군에서 일본 기업과의 격차를 실질적으로 줄였다는 의미다.


한편 이날 교보증권은 삼성전기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2307억원으로, 기존(2135억원)보다 상향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증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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