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행 박찬호, 계약금 비중 역대 최고 62.5% ‘왜?’

김윤일 기자 (eunice@dailian.co.kr)

입력 2025.11.19 15:21  수정 2025.11.19 15:22

FA 최대어 박찬호, 두산과 4년간 80억원 계약

과도한 비중의 계약금은 구단과 선수 모두에 유리

두산행 확정한 박찬호. ⓒ 두산 베어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어 두산 베어스로 이적한 박찬호가 역대 FA 선수들 가운데 총액 대비 가장 높은 비중의 계약금을 얻어냈다.


박찬호는 18일 두산 베어스와 4년간 최대 80억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세부 항목으로 살펴보면 계약금 50억원에 연봉 28억, 그리고 2억원의 옵션이 붙는 조건이다.


박찬호의 계약금은 계약 총액의 절반을 훌쩍 넘긴 62.5%에 달한다. 역대 70억원 이상의 대형 계약을 체결한 선수들 중 계약금 비중이 가장 높은 이가 바로 박찬호인 것. 종전 최고 비율은 2015년 삼성에 잔류한 윤성환의 60%(계약 총액 80억원, 계약금 48억원)였다.


사실 계약금 비중이 50%를 넘는 계약은 흔히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니다.


70억원 이상 계약자 들 중 50%가 넘었던 경우는 2018년 LG 김현수(총액 115억원, 계약금 비중 56.5%), 2016년 NC 박석민(96억원, 58.3%), 2017년 LG 차우찬(95억원, 57.9%), 2018년 KT 황재균(88억원, 50%), 2015년 삼성 윤성환(80억원, 60%), 2018년 삼성 강민호(80억원, 50%), 2018년 롯데 민병헌(80억원, 50%), 그리고 이번에 계약한 박찬호가 전부다.


이들 가운데 윤성환을 제외하면 뚜렷한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이적 선수들이라는 것.


계약 시 과도한 계약금 설정은 KBO리그에서 유독 도드라지는 계약 형태다. 메이저리그의 경우 계약금의 비중은 대개 10% 이내로 설정된다. 과거 역대 최고액 기록을 보유하던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의 경우 12년간 4억 2650만 달러의 계약을 맺었는데 사이닝 보너스는 고작 4.7%인 2000만 달러에 불과했다.


역대 FA 최고액 순위 및 계약금 비중. ⓒ 데일리안 스포츠

KBO리그 FA들의 계약금 비중이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일단 계약금 비중을 높게 잡으면 계약 기간 내 지급할 연봉의 규모가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박찬호의 경우 앞으로 4년간 연평균 7억원의 연봉을 받게 되는데 계약 총액으로 따졌을 때의 12억 5000만원보다 훨씬 적은 액수다.


KBO리그 대부분의 구단은 아직까지도 모기업에 의존하는 형태로 운영하며 FA 영입도 다르지 않다. 즉, 계약 첫 해 지급하는 계약금을 모기업에서 부담하면, 이후 지급 연봉은 구단 운영 자금에서 지출하기 때문에 큰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계약금은 대개 계약 시, 그리고 1년 차 시즌이 끝날 때 등 두 차례에 걸쳐 입금된다. 물가 상승을 감안했을 때 거액의 돈을 미리 받는 게 여러 모로 유리한 것. 또한 혹시라도 부상이나 부진으로 2군에 갈 경우 연봉이 줄어들 수 있는데, 이미 받은 계약금은 이와 무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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