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추 연출
영화 ‘위키드’가 1년 만에 파트2로 돌아와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동명의 뮤지컬 IP를 기반으로 확장된 시각적 볼거리와 OST, 캐릭터 중심의 서사로 전 세계에서 7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한 ‘위키드’는 이번 작품에서 ‘서쪽 마녀의 진실’에 더욱 깊게 접근하며 서사의 종착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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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편 ‘위키드: 포 굿’은 마법사가 오즈의 동물들이 말하는 능력을 빼앗고 혼란을 조장해온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 분)가 떠난 이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진실을 바로 잡으려던 엘파바는 마법사와 마담 모리블(양자경 분)의 조작으로 ‘서쪽의 사악한 마녀’로 낙인 찍힌다.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분)는 오즈의 성에 남아 피예로(조너선 베일리 분)와의 결혼을 준비하며 시민들의 사랑과 찬양을 받는다.
엘파바가 마녀로 몰리는 상황이 마음에 걸리지만, 모리블과 엘파바 사이의 갈등을 자신이 중재할 수 있다며 스스로를 설득한다.
한편 엘파바의 여동생 네사로즈는 먼치킨 랜드의 영주가 되고, 보크를 자신의 곁에 묶어두기 위한 욕심에서 무리한 선택을 하며 비극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에메랄드 시티, 먼치킨 랜드, 오즈의 성 등 다양한 공간이 유려한 비주얼로 펼쳐지며 시각적 완성도를 높인다.
여기에 ‘오즈의 마법사’ 속 인물들이 본격적으로 등장해 세계관의 연결성을 강화한다. 도로시와 토토, 허수아비, 양철 나무꾼, 겁쟁이 사자가 차례로 모습을 드러내면서 원작 팬들이 익히 알고 있던 동화적 요소가 ‘위키드’의 서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확인하는 재미가 더해진다.
1편이 두 인물이 갈등 속에서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에 집중했다면, 파트2는 멀어진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서사에 초점을 맞춘다.
엘파바는 ‘사악한 마녀’라는 낙인을 짊어진 채 자신의 신념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글린다는 대중의 기대와 압박 속에서 혼란스러워 한다.
후반부의 대표 넘버 ‘포 굿’ 장면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한다.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완성한 하모니는 두 인물의 감정적 결말을 압축하며 서사의 여운을 극대화한다. 다만 파트1의 ‘디파잉 그래비티’가 남겼던 웅장한 벅참과 비교하면 다소 부족한 인상도 남긴다.
그럼에도 작품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엘파바는 왜곡된 낙인에도 굴하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선택을 이어가고, 글린다는 ‘착함’이라는 외피 뒤에서 흔들리던 스스로를 다시 세워나간다. 정반대의 위치에 놓였던 두 사람은 각자가 견디고 넘어선 편견의 무게를 통해 서로에게 다시 다가선다. 19일 개봉. 러닝타임 1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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