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로 덮고 사활적 사익(私益) 챙기는 이재명

데스크 (desk@dailian.co.kr)

입력 2025.11.21 07:07  수정 2025.11.21 07:07

아랍에미리트(UAE)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아부다비의 한 호텔에서 아크부대 장병들을 격려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의 행보가 노련하게 교활하다. 보수의 입을 닫게 하면서 중도를 흡수하고 있다.


기술 펼치는 두드러진 무대가 안보와 대미 관계다. 핵잠수함 건조 관련 한미 정상 발표가 묵직한 한 방이다.


지난 6월 16일(현지시간) 캐나다 캘거리 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만남을 무산시키고 이러저러한 이유로 이재명과의 첫 회동을 늦춘 것이 불과 엊그제다.


전통적으로 미 공화당 정부와 우리 보수 정부 조합이 맞고, 또 트럼프 1기 행정부의 문재인과 그 정부에 대한 불신의 연장선에서, 보수층과 보수 정당·언론은 트럼프와 이재명 간 불화(不和), 이재명 당선에 대한 트럼프의 불만과 의심을 기대·예단했다.


안보를 등한시한다, 북한에 너무 유약하다, 군사적 양보로 북한과 ‘정치쇼’를 연출한다는 근거 있는 비판이 ‘이른바 진보 정부들’에게는 꼬리표처럼 달려 있다. 문재인과 정부가 그것을 확증했다.


평화를 명분으로 김정은 독재정권과의 공존, ‘9·19 남북군사합의’(2018년) 회복, ‘쉐쉐’가 상징하는 친중 노선의 이재명과 정부를 이유 있게 비판하면서 보수를 결집하고 중도의 지지까지 이끌 수 있는 분야가 국가안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이 북한과 중국의 잠수함을 추적하기 위해서, 미군의 대북 및 대중 군사적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서라며 트럼프를 설득해 우리 핵잠수함 건조에 화답을 얻어내었다.


물론 그 답변을 위해 이재명은 2030년까지 미국산 군사 장비 구매에 250억 달러(약 35조 원) 지출, 주한 미군을 위한 330억 달러(약 48조원) 상당의 포괄적 지원을 약속했다. 국방비 지출도 국내총생산(GDP)의 3.5%(현 2.32%)로 증액을 합의했다.


주한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구체적으로 대중 역할을 공식적으로 논의·합의하기 전에 이재명이 먼저 우리 군(핵잠수함)의 대중 역할을 제안해, 주한 미군 임무 변화에 주단 길을 깔아줬다. 핵잠 최종 승인의 전제조건이 될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북한 독재자들과 마찬가지로 반일 감정을 정권 정통성의 근거로 활용하는 이른바 진보 정부들의 연장선에서, 죽창가나 위안부보다 시각적으로 더 확실하고 선명하게 이재명은 우리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독도 상공에서 곡예비행으로 태극 문양을 그리게 했다.


중도는 물론이고 보수도 흔들린다. 아, 이재명이 김정은에 잘 보이기 위해 유약할 줄 알았던 대북 안보가 그렇지 않구나, 친중인 줄 알았는데 안보를 위해서는 달리 생각하는구나, 과거사만 아니라 영토에 있어서도 일본에 확고한 태세구나, 대통령이 되면서 국가안보의 무게를 무겁게 받아들여 우려와는 다르게 행보하는구나, 이재명을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을 보수 일부가 가지게, 중도가 눈여겨보게 만든다. 문재인과 달리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도 했다.


우리가 핵잠수함을 건조하기까지 – 국내에서 혹은 미국에서건 관계없이 – 얼마나 많은 산을 넘어야 하고 시간이 걸릴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 미 상·하원의 문턱을 넘어야 하고, 전문가·여론·언론의 지지를 이끌어야 한다. 트럼프가 퇴장하고 다음 대통령과 행정부가 그것을 이어받을지도 변수다.


민주당 클린턴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공화당 부시 주니어 대통령이 뒤집었고, 민주당 바이든 대통령의 ‘한반도 자유·평화·통일’ 합의를 공화당 트럼프가 무시하는 것처럼, 다음 행정부가 핵잠 건조에 무슨 소리냐 모르쇠 해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국가 간 비준된 문서도 아닌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핵잠수함 건조·보유는 ‘실제 현실화 여부가 매우 불투명한 먼 미래의 그림’이다. 한미 군사협력 강화를 위해 이재명은 개인이나 민주당 돈이 아닌 ‘막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했다. 트럼프와 행정부의 지지를 얻었다.


그 사이 이재명은 ‘가장 실재적(實在的)인, 개인적으로 사활적(死活的)인 이익’을 하나하나씩 챙기고 있다. 자신에 걸린 사법적 혐의, 소추를 제거하고 있다.


검찰의 대장동 비리 항소 포기, 49개 부처 공무원 대상 핸드폰 검열을 포함한 내란 청산 TF 운영, 대법원 겁박 등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월 25일(현지시간) 첫 정상회담에서 한국 내 숙청·탄압을 거론했던 트럼프도, 미 행정부도 별 반응이 없다.


이재명 지지 여론에도 큰 변화가 없다.


선심성 현금 살포와 각종 지원만이 아니다. 계엄 세력과 연을 끊지 않는, 국회의원직을 던지며 결연히 독재에 맞서는, 이재명에 정조준하는 결기를 보이지 않는 보수당 문제만도 아니다.


그 바탕에는 우리 국민의 안보 의식과 미국 사랑이 놓여 있다. 이재명이 국가안보를 챙기는 기술이, 트럼프와 미국이 이재명과 정부를 문제시하지 않는 상황이, 국내 보수가 중도가 이재명을 비난할 여지를 크게 제한하고 있다.


그 속에서 행정·입법·사법을 사실상 모두 손아귀에 쥔 이재명의 칼춤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이재명이 나서지는 않는다.


총대를 내각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 국회에서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메고 있다. 김민석은 이재명 집사처럼 행동하고, 정성호 법무장관은 대장동 항소 포기 외압으로 차기 국무총리 영순위에 올랐다.


이재명과 정청래가 이견(異見)이다, 정청래가 자기 정치를 한다 뭐라 해도 이재명의 가려운 점을 정청래가 확실하게 긁어주고 있다. 이재명이 그의 퇴임 후 명줄을 쥔 정청래와 공생 중이다.


제4부 권력, 언론이 제 역할을 해야 한다. 진리, 정의를 설파해야 할 교수들이 입을 열어야 한다.


이재명은 국내 정국이 자신과 무관한 듯 외교·안보·경제를 챙기는 행세를 취한다. 한 달이 멀다 하고 해외 방문이다. 몇 번째인지, 김건희 여사와 마찬가지로 비리로 고개 숙였던 김혜경 여사가 꼭 동행해야 할 행사인가에 말들이 없다. 이재명의 현란한 초식(招式)이 먹히고 있다.

글/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전 통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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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대는 뭐하냐,,, 저거  조폭이다,, 쿠테타라도  해라
    2025.11.21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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