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조사기관 "IT OLED 출하량 2029년 두배 이상 증가"
"패널사들 8.6세대 OLED 라인 투자를 핵심 전략 채택"
삼성 "고객 수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량 키울 것"
中 업체들 삼성 맹추격…LGD, 차별화 전략 내세운다
애플의 2025년 '맥북에어' 노트북 신제품.ⓒ애플
'IT OLED' 시장이 실험적 단계를 넘어 실수요 기반의 성장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생태계 형성에 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글로벌 패널업체들도 시장 선점을 위해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기술 경쟁력을 통해 흐름을 선도할지가 관심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최근 진행된 사내 행사에서 "시장 침투가 본격화된 IT OLED는 고객 수와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판매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이를 삼성디스플레이가 일찍이 확보한 생산 역량과 생태계를 기반으로 'IT OLED 시대'를 주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해석한다.
IT용 OLED 패널은 노트북·태블릿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비리서치는 글로벌 IT용 OLED 출하량이 2025년 2400만대에서 2029년 5300만대까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기존 LCD 제품을 OLED로 교체하는 수요, 즉 OLED 침투율이 시장 확대의 열쇠"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시장의 흐름에는 8.6세대 OLED 라인 투자가 자리잡고 있다. 8.6세대 라인은 기존 6세대(1500×1850mm) 대비 큰 기판에서 다수의 패널을 생산할 수 있어 원가 절감 이점이 크다. 예컨대 14.3인치 태블릿 패널의 경우 6세대 설비 라인에서 연간 450만대까지 생산이 가능한 반면, 8.6세대 설비로는 1000만대까지 생산할 수 있다. 애플 등 글로벌 IT 제조사들이 OLED 채택을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대형 기판 기반의 생산성 향상 효과는 패널사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현재 8.6세대 OLED 양산에 가장 근접한 곳은 삼성디스플레이다. 2023년 4월 약 4조원 규모의 8.6 OLED 라인 투자를 처음으로 선언하며 시장 개화를 준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에서 신공장을 짓고 있으며, 완공 시 연간 약 1000만개 패널 생산이 가능해진다. 내년 2분기 양산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6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애플 신형 맥북에 8.6세대 패널을 공급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청 사장의 최근 발언 역시 양산 체제가 순조롭게 구축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빨라지고 있다. BOE, 비전옥스, TCL CSOT도 8.6세대 OLED 라인 구축에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BOE는 2025년 쓰촨에 8.6세대 OLED 생산라인을 조기 착공하고, 2026년 하반기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비전옥스와 CSOT는 2027년을 전후해 본격적인 대량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기존 6세대 패널 생산 라인을 IT OLED 수요 대응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8.6세대를 위한 신규 투자보다 기존 라인의 생산효율성을 제고하는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OLED 노트북 시장 규모에 대해 면밀히 지켜보며 기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해 미래 기술 및 양산 대응력을 착실히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용 OLED가 지금 드라마틱한 변화는 아니지만 구조적인 성장 구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술 완성도와 수율 안정성을 기반으로 국내 업체들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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